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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평화 - 한대수 사진집
한대수 지음 / 시공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평화를 찾는 시각
한때 한국음악계를 휩쓸던 괴상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있었다. 시대를 대변하는 감성을 담았던 그 목소리는 긴 시간이 지나고 들어도 여전히 구성지다. 그 목소리와 노랫말에 담긴 깊은 정서는 아직도 녹슬지가 않았는가 보다. 젊은나이, 한창의 청춘에 그는 인생을 노래하고 삶의 아픔을 노래했었다. 그리고 그의 노래에 깊이 빠진 사람들, 그의 노래에서 삶의 위안을 받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그는 훌쩍 떠나 버렸다. 생의 절정에서...
그리고 긴 세월이 지난 후 그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훌쩍 나타났다. 떠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홀연히... 그는 이번에는 사진작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작은 평화라는 이름을 붙인 이 사진집에는 그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나타나 있다. 그는 나이가 들고, 예전과는 다른 음색으로 나타났지만,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그의 감성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모습을 띄고 있다.
자신이 세상에 대해서 느끼는 감성. 그것을 다른 장르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자신이 부른 노래를 과감히 던져버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노래를 노래할 수 있다면 그것도 멋진 일이 아닌가. 그래서 과거 화려했던 한때를 팔아먹으며 추레하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의 삶에 새로운 감성으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나는 일이 아니겠는가.
한대수의 이 사진집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거리의 노숙자들, 반핵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그런 모습을 통해 그가 노래하고 싶은 아픔을 보여준다. 그가 찍은 사진들에는 그의 노래가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그의 감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사진을 통해서 그의 감성을 느낄수 있는 경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