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카파 - 그는 너무 많은 걸 보았다
알렉스 커쇼 지음, 윤미경 옮김 / 강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야만의 세기를 살다간 아픈 가슴을 가진 사람

이 책은 그의 가장 유명한 사진인 노르망디 상륙전에서 쓰러지는 병사의 모습을 담은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 아픈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카파의 손마저도 떨리게 만들었던' 사진을 보는 참전용사들의 감회에서부터 시작해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카파의 생애를 조명하는 책이다.

그는 평생 다섯차례의 전쟁에 참가했다. 한번의 전쟁경험도 무시무시한 것이다. 아무리 전설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라고 하더라도 무려 다섯번에 걸친 전쟁에의 참가는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마음에 큰 정신적인 외상을 입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아픔을 딛고 전쟁이 벌어질때마다 전쟁터를 누빈 것은 그의 불굴의 고발정신 때문일 것이다. 한장의 사진이 백마디의 말보다 더 강렬하다는 말이 있듯이 그가 찍은 사진들을 통해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전쟁의 아픔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를 알게되었지만, 그의 사진들은 낮설지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유명한 사진들이 내가 어릴적에 보았던 사진 화보집을 통해서 이미 나와 익숙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작가정신이 무엇인지, 카파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는 학창시절의 나에게까지 그의 사진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니 말이다.

많이 아파하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 그의 삶도 그만하면 보람된 삶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전쟁이란 이름의 폭력앞에 무력해지는 것이 사람이라면, 그는 그 전쟁에 대항하여 불꽃처럼 살아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이 무려 다섯번의 전쟁을 경험하게 만든 20세기는 찬란한 문명의 세기가 아니라 야만의 세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전쟁을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으로 기록한 카파의 존재는 우리에게 전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인간의 힘'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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