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20년의 재조명 - 1987년체제와 외환위기를 중심으로
홍순영.장재철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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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환위기에 대한 조명

IMF 외환위기를 맞은지 이제 10년이 되어간다. 지금도 우리는 그 오환위기로 인한 직접적인 후유증에서는 벗어난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경제의 체질을 만든 것이 외환위기로 인한 급격한 경제환경의 변화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국경제의 역사상 가장 큰 충격이었던 외환위기. 그리고 그 후 10년이 지났다. 이제는 외환위기에 대해 조명을 할 시기가 되었다.

이 책은 최근의 한국경제 20년을 조명하는 책이다. 외환 위기 이전의 10년을 같이 분석하는 이유는, 외한 위기의 싹이 그전 10년간의 경제운용에서 움트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1987년은 정치적으로 역사적인 대통령직선제가 이루어진 것이다. 정치적인 민주화와 함께, 사회의 제 세력들의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의 숙원이었던 정치적인 민주화는, 경제적으로는 효율의 저하를 가져오기도 했었다. 우리의 시장경제는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종주국인 미국의 시장경제가 놓여 있던 위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강력한 리더쉽에 의해 짧은 시간에 집약적 경제성장을 추구해온 우리에게는 다야한 경제주체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경험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터져나오는 노사분규도 민주적 질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새로운 질서를 만들며 한국적 시장경제의 원리에 여러 경제주체가 적응해갈 것이다... 그러나 절차적인 민주주의만 이루어졌을뿐, 정권 담당세력들 자체가 여전히 비민주적 관행을 유지하고 있었고, 사회의 민주화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결국 세계경제에 깊숙히 편입되었으나, 세계경제의 논리에 적응하거나 대응할 준비를 갖추지 못했던 우리경제는 IMF관리체제에 의해 강제로 구조조정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외부의 강제에 의해 시장경제의 논리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강제적 저축에 의해 이루어졌던 소중한 국부의 많은 부분이 외부로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경제는 효율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가지는 잠재적 성장률 자체가 떨어지고 있고, 그나마 우리경제는 그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산출하고 있다. 이 책은 비록 친 기업적인 시각으로 쓰여졌지만, 한국호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경제와 세계경제와의 관계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 꼭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파행을 거듭할 수록 한국경제라는 국가적 틀 내의 경제적 효율과, 한국경제가 축적해온 민족적 자산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으면서 지난 20년의 흐름을 다시금 돌이켜본다면, 우리경제의 효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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