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정미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삶이 빛나지는 않을지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꼭 삶이 아름다워야만 할까. 꼭 삶이 보람되어야만 할까. 꼭 삶이 행복해야 하는 것일까... 나의 삶이란 결국은 이렇게 흘러가고야 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이제껏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그런 생각이 왜 이제와서 갑자기 떠오른 것일까... 아하 그 책 때문이다.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라는...

이 책 속에는 아픔에 관한 기록들이 가득히 들어있다. 나만 아픈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아픔 투성이이다. 소설이 좋은 점은 바로 그때문이다. 나는 내 삶밖에 느낄수가 없다. 소설은 가상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느끼게 해주는 마력이 있다. 그것이 비록 자의식이 과잉된 작가의 삶의 모방일지라도... 과잉된 자의식... 그건 나도 가지고 있는 것인데 뭘...

반갑기도 하다. 세상에 혼자서 서 있는다는 것은 사실 외로운 일이다. 나와 같은, 혹은 비슷한 존재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썩 나쁜 일은 아니다. 이 세상에 철처히 혼자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니까... 이 세상에 나와같은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닿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사실 나는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자꾸만 투정을 부리는 것이다. 세상에 나만이 힘든 것처럼...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위안이 되는 책이다. 아픔을 가진 존재들, 아픔에 병들고 시들어가는 사람들. 일상이라는 그 모순된 비일상적인 아픔을 가지며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만 천하에 알리는 책. 속 시원하고, 반갑고, 달콤한 책이다. 외로움에 대한 선언서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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