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 전2권 세트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미토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퍼즐놀이가 생각났었다. 퍼즐놀이는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이 수많은 조각으로 나누어진 그림을 하나하나 맞추어서 그림을 완성시키는 게임의 일종이다. 퍼즐게임의 묘미는 맞추어지는 그림의 복잡성에 있다. 단순한 그림이면 수많은 퍼즐로 나누어도 쉽게 맞출수 있다. 그림이 복잡하면 그 퍼즐을 맞추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퍼즐같이 나누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사람과 엮이면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바로 그 이유로 자신도 그 유쾌하지 않은 퍼즐게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한 여인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의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십여년을 기다린 끝에 이루어지는 결혼식장에서마저 언제 갑자기 신랑이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사랑이 결코 편안한 것일 수는 없을 것이다.

남자는 무시로 나타난다. 여자의 어린시절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자가 성숙해서 그 남자를 '현재'라는 시공간에서 만나게 된 후로는 남자는 수시로 사라진다. 어린시절의 여자를 만나러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둘다 헤어지기를. 또 어느날 갑자기 불쑥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의 설정은 그것이 그들의 자유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인 그들은 소설이 정한 규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수시로 나타나고 사라지고, 만나고 헤어지는 숨박꼭질 같은 사랑을.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다. 헤어지면 다시 만날날을 기다리고, 예상치 못한 어느날 그들은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진다.

그들의 삶과 그들의 사랑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것은 독자들에게 맞겨진 몫이다. 나는 이 소설에서 두가지를 다 같이 느낀다. 우선은 부조리 함이다. 그들의 목숨같은 사랑은 결코 자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갈리지기를 되풀이 한다. 얼마나 잔혹한 설정인가. 또 하나의 느낌이 있다. 그 잔인한 부조리를 넘어서는 그들의 끝없는 사랑이다. 사랑은 고통을 이겨낼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인기보다. 이 책의 그 안타까운 사랑이 책을 덥고난 뒤 그토록 은은한 여운으로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는 것을 느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