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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가난한 사람에게서 그들의 돈을 빼앗는 것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제일 나쁜 일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종교들이 과부와 고아들에게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교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일 돈을 쉽게 빼앗기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가난한 사람들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항상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가난한 그들에게 누군가 돈을 빌려주겠다면 그들은 당장의 궁핍을 해결하기 위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 돈을 빌려 쓸 수 있을 것이다. 돈이 생겼다는 달콤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돈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몇년전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에서 그렇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어서, 가난하기 때문에 신용이 없고, 신용이 없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수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돈을 종자돈으로 삼아 자신들의 사업을 하도록 할 기회를 주어 대출금을 갚는 것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주는 은행모델을 개발한 사람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기점으로 '소액대출'이라는 이름은 온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여기저기에서 소액대출을 하는 기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돈으로 소액대출을 하는 기관들도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기부를 받거나 투자를 받아서 소액대출을 하는 기관들도 있다.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한도 없이 많고, 그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돈을 빌려주는 '따뜻한' 사업을 하는 소액대출기관들이 늘어난다는 것. 그런 소액대출 기관들에 자금을 대어주는 '펀드' '은행'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푸근한' 현상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경악스럽다. 상당히 많은(사실 아주 많은 것 같다 - 전부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생각 이상으로 아주 많은...) 소액대출 기관들이 듣는 사람이 깜짝 놀랄만한 정도의 고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의 경제적 급박함을 이용해서 그들을 조직적으로 착취한다고 할만한 수준의 금리를 얻어내고 있는 현실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우리에게 알려진 훈훈한 이미지와는 달리 사실상으로는 상당수의(어쩌면 대다수의) '소액대출'은 '친서민적'이 아니라 '반서민적'인지도 모른다. 서민들의 옆에 기생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속으로는 하루하루의 삶이 곤궁한(그래서 소액대출을 받게되는) 사람들에게서 천문학적인 수준의 이자를 뜯어내기 때문이다. '착취'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과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그 이름을 알만한 공신력있고 유명한 금융기관들이 그들 소액금융기관에 굳이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그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들 가난한 사람들이 그들에게 큰 수익을 올려줄 '봉'이라는 판단때문에 비난을 받으면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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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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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2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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