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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잡스를 말하다 -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
이남훈 지음 / 팬덤북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참 영리하다. 그가 우리들 앞에 내놓는 제품들은 너무 smart 해서 때로는 환호를 받기에 충분하고, 때로는 얄미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더구나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삼성과 애플사가 분쟁을 벌이는 중이기에 더욱 얄미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그런 묘한 입장에 처해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의 놀라운 사업감각과 제품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찬사를 표하지 않을수가 없다.
혹자는 애플사가 거두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수익에 대해 '놀라운 착취기업'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자사가 거두는 이익에 비해 하청업체들이 가져가는 수익이 너무 적은 것을 빗대어 하는 비난이다. 어떤 이들은 애플사의 아이디어가 하늘아래 처음의 것이 아니라고 비난을 한다. 그 이전에 다른 회사의 다른 제품에서 이미 구현된 적이 있는 디자인을 차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비난으로 애플사의 창의력에 흠을 내려고도 한다.
그 모든 비난을 다 인정하고 다 받아들이더라도 여전히 남는 것은 애플사를 이끌어가는 절대적인 일인자 스티브 잡스의 기획력이 놀랍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가 회사내에서 독단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의심이 많고, 협력회사에 인색하다는 비난들도 그의 놀라운 재능을 흠집낼 수는 없다. 그의 창의성은 창의성이고, 그의 인품의 부족은 부족인 것이다. 그는 정말로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아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이제까지 스티브 잡스의 재능에 관해 나온 수많은 책들은 모두가 그를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그 놀아운 능력을 재대로 이해하려면 그를 경영자라는 잣대로만이 아니라, 예술가라는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분명히 세상에 없던 물건과 세상에 없던 디자인과, 세상에 없던 삶의 방식을 창작해 낸 창작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인문학적인 입장에서 스티브 잡스를 바라보는 책이다.
이 책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그의 기이한 과거의 이력을 통해서 그가 그런 창의성을 가지게 된 숙성과정을 엿보려고 한다. 또한 그의 인터뷰, 기고한 글들을 재조명 하면서 그가 말하였지만 사람들이 주의해서 듣지 않았던 인문학도로서의 스티브 잡스의 면모를 파악한다. 모두가 그의 마케팅 전술의 일환으로 생각하였던 그의 메시지들을 이 책이 알려주는 대로 다시 읽어보면 그는 자신의 행보와 자신의 창조품에 대해서 분명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이 경쟁과 이익, 창의성과 승부를 강조하다 보니, 그에게서 당연히 보아야 할 창의성의 인문학적 맥락을 놓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 사람이 그렇게 여러분야에서 대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얄밉게도, 그는 대단한 경영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대단한 거장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자화자찬으로 들릴수도 있고, 그의 제품에 신비로운 아우라를 덧씌우기 위한 것으로 들릴수도 있었던 그의 말들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다시 바라볼때, 그곳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던 스티브 잡스의 또 한가지 대단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알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