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왜곡 경제 - 소비자가 쉽게 속아 넘어가는 이유
막스 오테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내 아이가 물은 적이 있다. "할인점을 하는 사람들은 돈이 많아요?" "돈이 많으니까 이렇게 큰 가게를 차리겠지!" "그래도 아무리 돈이 많아도, 계속 물건을 싸게 팔면 결국은 망하지 않아요?" 나는 그 마지막 질문을 듣고서야 아이가 묻는 질문의 내용을 알아차릴수가 있었다. 아이가 묻고 있는 것은 그 할인점을 짓고, 안에 물건을 사입할만큼 돈이 많은 가에 관한 질문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 순진한 아이는 물건을 항상 최고로 싸게 판다는 광고를 글자 그대로 믿고, 손님인 우리가 물건을 싸게 사는 대신에 할인점은 계속 손해를 보아서 조만간에 망하지 않을지를 걱정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그런 질문을 들으면 빙그레 웃음을 짓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항상 고객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라는 광고멘트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도 오래전 그 당시의 순진했던 내 아이 같은 사람들 밖에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날의 세상을 살아가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광고를 거의 누구나 "우리는 고객님의 지갑을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열려고 노력하면서도 좋은 이미지를 유지할려고 이렇게 힘들게 일합니다" 라는 말로 번역해서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자동번역기가 미처 번역하지 못한 사각부분에서는 그런 유혹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큰 효과를 미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간단하지 않은가! 오늘날 같이 기업들이 오로지 경제적 효율성 최고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에서 그런 광고를 큰 돈을 들여서 지속적으로 행하는 기업이 아직도 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그 기업들이 망하지 않고 직원들 월급을 주고도 남을만큼의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기 떄문이다. "그렇게 싸고 팔면 망하지 않아요?"라는 내 아이의 철없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오늘날의 정보왜곡 세상의 진리를 정통으로 꽤고 있었던 질문인지도 모른다.

 

정보의 왜곡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언제나 발생한다. 생산자는 소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아무리 지혜로운 소비자라도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많은 물건과 많은 서비스에 관해 모든 것을 철저하게 꽤뚫을 수는 없다. 반면에 생산자는 자신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소비자보다 '언제나'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수 밖에 없다. 이제 그 차에 해당하는 정보를 어떻게 잘 양념하고 다듬고 익혀서 진열장에 내어 놓느냐에 따라서 부가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단지 오늘날의 거대 생산, 서비스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엄청난 큰 문제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2008년 금융위기에 뒤따라 나타난,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또한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대출을 하면 위기라고? 채무자에겐 채무이지만, 돈을 빌려준 채권자에게는 채권이니까 양자를 합치면 0이 아닌가" 라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이는 듯하다. 말이 좋아서 양적완화이지, 그렇게 찍어낸 돈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는 정책 생산자들의 그런 왜곡된 정보에 웃고 울고 있다.

 

이 책은 소박한 글로 우리가 쉽게 피부로 느낄수 있는 사례를어 쉽게 설명한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서 반드시 화려한 문장과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처럼 세상을 바르게 꿰어 볼수 있는 지혜를 가진 사람들은 소박한 글로 이루어진 부담없는 책으로 세상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제공한다. 단지 내가 그 글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삶을 살기 때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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