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대단한 책이다. 책의 내용이나 책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도 대단하지만, 책을 이끌어 나가는 문체, 그리고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또한 대단한 책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저자의 전작 '살인의 해석'은 몇년전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베스트 셀러 소설이었지만 이 책은 살인의 해석을 뛰어 넘은 더 나은 수작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저자의 전작이었던 살인의 해석은 프로이트와 정식분석학자를 등장시켜, 살인과 음모에 따르는 비밀을 정신분석학적 지식과 융합하여 풀어낸 대단한 시도가 멋있었다. 스릴러와 본격 정신분석학의 교묘한 결합이 세계의 독자들에게 줄 신선한 충격은 실로 멋진 것이 아닐수 없었다. 그 이전에도 장르소설에 정신분석학이 나온 적은 많았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은 대부분 사이코패스에 대한 해석이나, 정신분석학자가 작품을 장식하는 장식적인 역활을 다룬 것들이었다.

 

반면에 살인의 해석은 스릴러의  축 자체를 정신분석학에 맞추어서 멋지게 풀어낸 한편의 거대한 이야기여서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것 같다. 이번 죽음본능에도 정신분석학이 등장한다. 그리고 물론 프로이트 본인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 위치는 살인의 해석보다 작다. 그러나 큰 임팩트를 갖는다. 그대신에 이번에는 뢴트켄선과 라듐의 발견자인 마리퀴리 부인이 등장하여 내용을 한결 다채롭게 만든다.

 

게다가 규모와 스케일도 크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의 유럽의 광기와 그 직후의 경제침체에 시달리는 미국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시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과 스릴이 절정에 달한 작가의 기량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전작이자 대표작이었던 살인의 해석을 뛰어넘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이 책에서 보란듯이 해내고 만다. 책은 표지를 열자마자 읽는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이 대단한 작가는 이력도 대단하다. 이력이 온통 아이비리그와 관련되어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 아이비리그 박사. 아이비 리그 교수.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면서도 줄리어드 연극원에서 세익스피어를 전공했고, 또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를 대상으로 한 논문을 쓰기도 한 광범위한 지적 활동을 하는 저자가 자신의 그런 모든 경력을 총동원해서 문학에서 마저도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은 저자와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쓰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신선하고 대단한 감흥을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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