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리를 향한 이정표 - 이슬람 원리주의 혁명의 실천적 지침서
사이드 쿠틉 지음, 서정민 옮김 / 평사리 / 2011년 7월
평점 :
진리를 향한 외침은 언제나 척박한 풍토에서 조성된다. 시대가 암울하고 불의가 판을 칠때 뜻이 있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조용하지만 뜨거운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일제 감점기의 우리들이 우국지사들이 바로 그러했었고, 권위주의 시대에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이 그러했었다. 모두가 같은 울분을 느끼지만, 그중 뛰어난 지성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지표가 되는 책을 쓰고, 시와 노래를 만든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시대를 뛰어 넘어 다른 땅 다른 시대에 비슷한 울분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힘을 가진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이슬람 역사를 연 모하메드 역시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 예수 역시 그러했을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석가모니 역시 그런 아픔을 체화하고 승화하여 꺠우침을 만든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슬람의 가르침을 배운 사람들이 현실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이 실현되지 않는 아픔을 느낀다면, 이 책의 저자인 사이드 쿠톱과 같은 생각을하고 그가 남긴 책과 같은 책을 만들지 않겠는가. 그가 느끼는 아픔이 그의 감수성을 더욱 강하게 자국하고, 그가 마주치는 현실이 더욱 암울하면 암울할수록 그가 남기는 아픔을 극복하려는 노래는 더욱 강하고 더욱 힘차게 표현될 것이리다.
우리는 이 책에서 바로 오늘날 '이슬람 원리주의'라고 불리는 다양한 운동들이 정신적인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고 하는 이가 남긴 글을 읽을수 있다. 그의 글을 읽는 것은 단순히 그가 쓴 글을 읽는 것을 넘어서, 오늘날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을듯한, 이슬람권의 열혈적인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해하는데 지도와 같은 구실을 해 줄 글을 읽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그리고 책의 전반부에 역자가 잘 요약한 저자의 생애와 근대 이슬람의 변혁운동의 역사를 통해서 왜 오늘날의 이슬람 과격파들이 그런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비로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슬람 세력과 미국을 대표로 하는 서방세력 사이의 끈질긴 갈등이 오늘날의 세상을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이지만, 아직까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파편적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한 것은 물론 나의 지적인 게으름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들어서 국내에서도 제법 많이 간행되기 시작한 이슬람 관련 저작들 중에서 이 책과 같이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책이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면에서라면 이 책은 나와같은 한계를 갖고 있었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