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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크릭 - 유전 부호의 발견자
매트 리들리 지음, 김명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과학적 발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해 생생하게 살아있는 숨결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책인것 같다. 이 책은 왓슨과 함께 DNA의 분자구조를 밝혀낸 것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크릭이라는 저명한 과학자의 전기인 동시에, 그 시대에 분자생물학이라는 학문이 어떻게 정립되어 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전기적 고증에 무척 충실한 책이지만, 동시에 그가 살았던 시대와 공간에 대한 지적인 분위기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면 쓸수가 없는 책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생명공학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유전자를 포함한 분자생물학의 현황뿐 아니라, 그 학문이 발전하여 온 과정을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예 이런 전기를 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 저명한 과학자의 전기적인 삶의 스케치 못지 않게, 그가 동시대의 학문적 한계의 틀내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고민하고, 어떻게 그 틀을 뛰어 넘었는기랄 생생하게 알려주는 무척 생동감이 있는 보기 드물게 잘 된 전기작품의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 책은 당시 프란시스 크릭이라는 걸출한 과학자와 함께 학문적 프런티어를 개척해 나간 수많은 다른 과학자들이 서로 어떻게 경쟁하고, 어떻게 서로를 도왔는지, 어떤 학문적 레이스를 펼쳐나갔는지에 대하 무척 생생하게 재구성을 한 책이다.
영화관에서 HD화질의 3D영화를 보면서 열광하듯이. 이 책은 시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오늘날 생명공학의 기본틀을 만들어낸 그 위대한 시절을 마치 오늘날 우리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생생하게 중계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 낼만큼 정밀한 고증과 방대한 탐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우리들 눈앞에 펼쳐내는 책이다. 세포학, 분자생물학, 생화학, 생명공학, 이런 학문에 기초가 없는 사람들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면서, 동시에 그런 학문을 전공하는 사람들 조차도 어렵풋하게만 알고 있었을 그 멀지 않지만 베일에 쌓이기에 충분하게 먼 시점에 대한 생생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내내 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적당한 분량이 적절한 난이도의 무척 생동감 넘치는 한 과학자와 그의 시대에 관한 리얼한 보고서라고 부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