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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 중국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31가지 근거
데이빗 매리어트 & 칼 라크루와 지음, 김승완.황미영 옮김 / 평사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G2 국가 중의 한 나라. 얼마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침없없이 전쟁을 수행하며 새로운 제국으로 불리던 나라 미국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강자 중국을 칭하는 말이다. 오늘날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설명하기에 G2중 하나라는 단어만큼 실감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중국이 달러를 판다고 하면 달러의 가치가 떨어진다. 중국에 흉년이 들면 전세계의 곡물가격이 상승한다. 중국이 전세계의 자원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는 바람에 원유를 비롯한 자원의 가격이 상승해 우리들의 살림살이를 피곤하게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거대한 신흥강국 중국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책은 또 다른 중국의 모습을 우리들에게 제시한다. 그것도 이 두툼한 책 한권 가득히 담은 자세한 내용들을 근거로 한 무척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이 책은 논리보다 사실들을 제시한다. 하나 하나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들의 끊임없는 나열들을 홀리듯이 읽다가 보면, 이 책이 목소리를 높여서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중국에 대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된다. 사실이 보여주는 힘만큼 강한 웅변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이 하나하나 찬찬히 설명하는 사실들의 축적된 힘은 강력하다.
중국에 관해서는 10수년 전부터 상반된 두가지의 시선들이 존재해 왔었다. 처음에 압도적인 대세를 이루었던 시선은 이른바 '황화론'으로 대표되는 시각이다. 그 시각은 중국은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며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내부적인 붕괴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 부작용으로 인근국가들과 세계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다른 하나의 시각은 최근 몇년 사이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세계경제의 견인차로서의 성공적인 부각을 완성시키는 중국에 관한 예찬론적 시각이다.
중국은 그동안 많은 국가들, 많은 분석가들의 우려석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보란듯이 성장을 이룩하여 왔다. 그런 축적된 성장의 결과가,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엄청난 성장율을 이어가는 그 저력으로 인해, 중국의 장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을 성공적으로 불식시켜왔다. 중국이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우주개발, 스텔스 비행기등 첨단 군수 기술의 함양.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선도적 투자등이 중국이 새로운 미래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왔는지도 모른다.
천안문 사태. 파룬궁. 내부의 인터넷 확산에 따른 정부에 대한 불만 여론의 확산을 중국은 그동안 성공적으로 단속하여 왔다. 내부적인 소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개최하고, 엑스포를 개최하여 중국인들의 엄청난 국가에 대한 충성도를 대외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아직도 존재한다. 그 예가 바로 이 책이 보여주는 적나라한 중국의 현실에 대한 고발들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이라는 이름의 거짓말' 이라고 중국현상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 이 책의 내용에 따른다면 밖으로 보이는 무섭게 성장하는 미래의 대국으로서의 중국은 신기루일 뿐이다. 이렇게 많은 내부적인 문제점을 안고서 어떻게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갈수가 있단 말인가. 부정, 부패, 실업, 가난, 심각한 환경문제, 인종문제,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불능, 과장된 통계지표. 이런 것들 모두가 지난시절 우리나라도 경험했었던 문제들이고, 우리가 성공적으로 극복해가고 있는 문제들이긴 하지만, 중국은 그 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 우리와 다른 점이다.
초기의 조심스러운 중국에 대한 태도. 과연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까, 위험이 지나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벗어나서, 지금 세계는 너도 나도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다른 경쟁자에게 중국이라는 거대한 미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모두가 저자세로 중국시장에 진입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과연 외부에 보이는 장미빛의 모습 그대로인지, 지금의 이 과열된 분위기에서 다시 한번쯤 성찰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소개하는 이 엄청난 사실들이 증명하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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