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송규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멋진 제목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단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함축해서 웅변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지도가 나타난다.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든 지도. 그만큼 우리는 그 지도와 아주 유사한 지도에 너무 깊이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들의 생각의 프리임이 북한이 위에 있고, 남한이 아래에 있는 지도에 너무 깊이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를 거꾸로 돌려서, 북한을 아래쪽에, 남한을 위쪽에 위치하도록 하면, 우리에게는 무수히 먼 대양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수가 있다. 그렇듯이 지도를 돌려 놓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륙에 매달린 조그만 반도를 바다를 행해 우뚝 융기한 해양기지로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어 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의 프레임을 규정하는 지도는 그 폭이 훨씬 더 넓다. 예전. 세상의 끝에는 절벽이 있고, 그 절벽너머로 가면 무시뭇한 깊은 수렁에 빠질수 밖에 없다는 생각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들은 먼바다로 나갈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구가 둥글 것이라는 생각 프레임을 가진 사나이는 마침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야 말았었다. 비단길에 만족하지 못한 상인들은 배를 타고 바다의 비단길을 만들어 냈었다. 영국과 프랑스를 가르는 도버해협이 성가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해협지하로 터널을 뚫어서 영국을 유럽과 육로로 연결되게 만든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국제전화와 인터넷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별 차이가 없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도는 우주보다도 더욱 클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원자보다도 더욱 작을 수도 있다. 지도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먼 길을 돌아서 가게 만들수도 있다. 한편으로 지도는 먼곳까지의 거리를 마치 종이를 접듯이 바로 인근으로 붙여 놓을 수도 있다. 다 생각의 프레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생겨나는 결과들이다. 생각의 지도가 우리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크고 깊다. 그러나 지도적 사고방식, 심상적 지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그리 깊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야 비로서 그런 것이 존재하고, 그런 것을 잘 사용함으로써 매우 유용한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이 말하는 지도는 꼭 종이 위에 그려져 있을 필요가 없다. 그저 우리들이 생각하는 관념속의 지도이면 된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우리의 심상속에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지느냐에 따라 우리는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는 크나큰 꿈과 희망을 품을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음속에 넓은 세상과 우주, 그리고 크다란 꿈을 품을 수 있는 방법들이 이 책에 가득히 들어 있는 글들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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