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를 아무도 모른다니 무슨 말인가.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고 난 후 먹고 숨쉬고 옷입고 차타는 그 모든 것들이 자본주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신자유주의를 네가 아느냐" 라고 묻다는 그건 또 무슨 헤괘망측한 질문인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그 자체가 신자유주의로 골격이 잡아진 세상이고, 늘 신문에 나는 그 모든 경제문제들이 모두 신자유주의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문이 일어나는 것이 이 책의 제목과 서문을 읽으면서 생겨나는 당연한 귀결인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어떨까. 내가 정말 자본주의라는 것에 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것인가. 도대체 그렇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본주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또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로 내가 그런 단어들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의심이 생겨나는 것을 느낄수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너무 자주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너무 흔히 사용되는 단어들이기에 우리는 그 단어가 사용되는 문맥의 맥락에 따라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고 하면 말하기 힘든 것. 그것이 우리사회에서 이들 단어가 소비되고 있는 맥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전개하고 있는 철저한 논리를 읽으면서 아하 자본주의는 이런 역사를 톻해서 진전해 온 역사적인 실체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부터 이 책의 저자가 제기한 질문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설명하는 방식이야 말로 자본주의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가장 잘 맞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렇게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은 문제에 대해서 소크라테스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자, 동시에 그 질문에 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책이기도 한다.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며, 자본가라는 집단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국민이라는 개념은 또 어떤 것일까. 국가는 자본가와 어떤 관련이 있고, 국민이라는 존재는 노동자 혹은 자본가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비슷한 개념인 것일까. 왜 국가는 다른 국가와 싸우고, 왜 자본가는 같은 자본가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것일까.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가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과 한사람의 노동자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동일하고 얼마나 서로 다른 일인 것일까.

 

그런 질문들. 당연히 할 수 있는 질문들이지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그런 질문을 진지하게 제기하는 책을 만나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 같은 주제를 다루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가장 중요한 개념들이지만 좀처럼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는 개념들. 그런 무정형의 개념들에 날카로운 예각을 세우도록 두리뭉실하게 사용되는 상태를 벗어나게 만들어 주는 책. 졸리운 얼굴에 차가운 공기를 닿게 하는 것처럼 날카로운 깨닳음을 안겨주는 책.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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