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외교관의 눈으로 보다
백범흠 지음 / 늘품(늘품플러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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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이 쓴 중국에 관한 책이 나왔다. 내 마음에 흡족한 책이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외교관이 많겠지만, 외교관들이 쓴 책 중에 진지한 책을 찾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외교관이 책을 내는 것이 승진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지 않은 외교관 출신들의 책을 보면, 그냥 친지들에게나 나누어주지 왜 서점에 내놓는지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심지어 일부 외교관은 부하 직원이 쓴 책의 내용을 문장하나 바꾸지 않고 책의 절반 이상을 버젓이 표절을 하기도 했다.(돈을 주고 내용을 샀는지는 알수 없다)

 

그래서 가끔 우리나라 외교관이나 외교관 출신이 쓴 풍부한 내용을 갖춘 전략서적으로 보게 되면 무척 반가운 느낌이 든다. 이 책이 바로 그런 드문 책 중 하나이다. 이 책이 더욱 반가운 것은 자신이 근무하던 지역에 관해 체험한 이야기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애매모호하만 강력한 힘으로 존재하는 실체에 관해 독창적인 시각으로 고대부터 현재까지 종적으로 파악하면서, 그 역사적 괘적이 오늘날의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도록 인도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이 스스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거풀에 쓰여진 이 책에 대한 찬사의 글들처럼 정말 외교관 출신이 어떻게 이런 저작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놀라움도 들지만, 오히려 외교관이기 때문에 이런 글을 책으로 만들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학자적 시각에서 벗어난 보다 자유롭고 보다 예리하고, 현재를 통해서 과거를 재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정도의 지역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비로소 외교관이 될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속이 시원한 책이다.

 

우울하게도 상해 영사관의 영사 세사람이 단 한사람의 동일한 여자와 정을 통하면서, 비밀 문서를 건내주었다는 어제 저녁 TV 뉴스를 화려하게 장식했었다. 항상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우리의 관료들이지만, 이 책을 지은분 같은 사람이 있기에 아직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답답하던 중에 만난 반가운 책에 대해 수많은 글로 칭찬을 해도 충분치가 않겠지만 너무 장황한 칭찬은 지루함을 줄것 같아 이만 줄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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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시아 2011-09-2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이네요!
특히 학자적 시각에서 벗어난 보다 자유롭고 보다 예리하고, 현재를 통해서 과거를 재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정도의 지역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비로소 외교관이 될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 이 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제 꿈도 외교관인데 꼭 필자님께서 말하시는 훌륭한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어이쿠.. 지금 서평을 읽다보니 순식간에 17페이지 까지 왔네요..
근데 너무 재밌어요ㅋㅋ 공부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