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기록에 오르는 사람을 보면서 놀라곤 했었다. "세상에 저런 기록을 세우다니... 대단하다..." 그런데 그 기네스란 이름이 정작 맥주회사의 이름이란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나 우리나라 사람들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것 같다. 저자는 미국사람들도 기네스란 대단한 회사를 모르는 것 같다고 한탄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네스는 아일랜드에서 출발하여 위대한 성공을 거둔 대단한 맥주회사라고 한다. '술장사' 라는 이미지는 사실 별로 좋은 것이 아니다. 술을 직접 파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술을 만드는 회사도 그리 이미지가 좋은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맥주에 대한 우리의 그런 관념마저 바꾸어 놓는 책이다. 유럽인에게 있어 맥주는 '술'이기 이전에 '음료' 이고 피로를 풀고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는 윤활유이고, 때로는 '약'의 구실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그 사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맥주의 연원과 역사의 여러가지 장면에서 맥주가 어떻게 등장하는지, 맥주가 역사의 소품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맥주자체가 역사가 바뀐 이유 그 자첵 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건의 이면에 맥주가 얼마나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는지. 술이 삭제되지 않은 원래 그대로의 역사를 복원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어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 준다. 물론 그런 것은 이 책의 부수적인 효과이고 이 책이 목표한 것은 이 책의 제목처럼 기네스가 얼마나 '착한 회사' 인지에 관한 것이다. 영국의 산업혁명기에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이 얼마나 가혹했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마르크스가 노동자의 해방을 꿈꾸며 자본론을 집필할때 살았던 곳이 바로 영국이며 대영제국도서관에서 자본론에 관련된 자료들을 찾았다는 것도 유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혁명의 기운이 무르익던 바로 그 동시대에 기네스라는 한 걸출한 회사는 오늘날 직워원에 대한 복지로 유명한 세계적 기업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나을 것 같은 정도의 놀라운 복지 혜택을 실제로 시행하고 있었다. 독실한 종교인이면서 독특한 기업관을 가지고 있던 기네스가 오늘날 유명세를 날리는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사람들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