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청춘이란 말인가. 이미 나에게 청춘은 흘러간 멋 옛날의 이야기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지나간 내 청춘을 추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제 청춘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내 아이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나에게 그렇듯이 청춘은 열병이고 아픈 시련의 계절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청춘은 너무나 잔혹한 청춘이 아닐수 없다. 저자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너무나 신선하지 않을수 없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비슷비슷한 책들은 말할 것 없고,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책들에서도 이 책만큼 '도발적' 이고 '발칙한' 문장들을 가득 담은 책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만큼 '솔직한' 책이다. 정식대학 교수도 아니고, 문명을 날릴만한 이력을 쌓은 사람도 아닌 저자이지만, 쉽고 흥미롭게 써가는 책에 담긴 내용이 주는 '임팩트'는 놀라움 그 자체이다. '오늘날의 청춘이 이토록 잔인하단 말인가?' '말로 대변해 줄 사람이 없어서 였지, 나의 찬란하게 아팠던 청춘도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지, 이 책이 까발리는 청춘의 아픔을 그대로 갖고 있지 않았었던가?' 이 책은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드는 청춘이라는 세대에 대한 사회-인문학적인 성찰이다. 그러나 이제껏 다른 누구도 갖지 않았던 접근법으로 청춘이라는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시간적 단위를 바라보는 시각을 채택함으로써, 이 책은 놀랍도록 색다르고, 놀랍도록 라디칼한 책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요즘 한창 논란중인 세대간 갈등의 문제를 다루는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어나감에 따라 이 책은 훨씬 더 깊은 청춘의 아픔을 다루는 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청춘이란 시간대에 고유하게 들어있는 아픔에다, 오늘날의 세태가 그 시간대에 가하는 압박을 잘 파헤친 이 책은 저자의 시선과 청춘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글이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생생한 아픔의 육성과 그 아픔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기막히게 잘 어울러지는 책이다. '청춘은 어차피 그런것이 아닌가!' 라는 시선을 보기 좋게 뒤집어 버리는 책. 오늘날 청춘이란 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잔혹사. 우리들이 겪었던 아픔과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음의 아픔이 존재하는 조건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연히 느낄수 있는 책. 우리사회를 보다 깊이 통찰할수 있게 해주는 아프지만 꼭 필요한 책을 만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