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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예쁜 책이다. 나도 그 저금통을 받은 적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이 하는 봉사사업의 현장을 탐방하면서 찍은 사진과 경험한 내용이 들어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아름답고 가슴 아픈 책이다.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책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가당키는 한 일일까. 그들의 아픔을 너무 그들만의 것으로, 타자화한 결과로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자신에 대한 그런 물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아름답다. 가난하고 아픈 모습을 쓰고, 그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았지만, 이 책은 그런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표지사진의 아름다운 칼러와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를 보라. 표지사진에 나온 건물과 아이의 옻이 좋은 상태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런 '주변' 속에 담겨 있는 아이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기' 는 얼마나 해맑고 강렬한가.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 아메리카. 세상엔 참 나라도 많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 아픔도 많다. 몇몇 나라의 이야기들은 언론보도를 통해서 우리와 비교적 친숙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몇몇 나라의 이야기들은 이 책을 통해서야 처음으로 접하게 된 아픔이기도 하다. 하루에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벌려고 목숨을 담보로 힘든 노동을 해야하는 사람들. 사람의 기본 권리라고 할 수 있는 물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사람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강렬한 흑백대비의 콘트라스트가 강한 선동성 사진이나 그런 사진에 어울리는 이야기는 없다. 지나치게 감상에 빠져 읽는 사람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도 없다. 할 말은 하되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게 아련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애피소드들. 그리고 그 글과 잘 어울리는 사진이 있을 뿐이다. 아픔에 공감하여 우는 책이 아니라, 독자들의 가슴속에 그 사람들의 모습을 넣어주는 것으로 미소지으며 한 발 물러나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재촉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 가난이라는 이름의 삶이 이토록 혹독한 것이가 하는 생각.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은 이것이었구나 하는 생각. 이 아픈 삶이 우리들의 삶과 같은 지구상에 펼쳐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고, 하루의 삶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