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통법 - 신화의 나라, 이집트에서 터득한 대화의 기술 51가지
이정숙 지음, 조창연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가 어지간한 사람은 그 책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베스트 셀러 저서를 여러권이나 펴낸 이유를 금방 알아 차릴수 있을 만한 책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컨셉의 책을 '발명' 해 낼 수가 있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이집트 여행'이라는 맛깔나는 기행에 '소통' 이라는 삶의 기술을 절묘하게 녹여 내는 것은 아무나 생각해 낼 수 없는 기묘한 발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발상을 덜 익은 시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잘 무르익은 방식으로 '신통하게' '오묘하게 조화로운 맛'을 내는 멋있는 요리로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멋있는 이집트 풍경들을 담은 사진이 참 마음에 끌린다. 이집트는 우리들에게 피라밋과 사막과 거지들의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모험영화와 역사 영화의 단골 배경이 되고, 그 가난한 길거리와 이슬람 세계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액션영화의 배경으로도 자주 나오는 그저 그렇고 그런 나라라는 피상적인 인식이 전부였었다. 사람들은 터키의 인심과 터키의 이국미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하지만, 이집트에 관해서는 조상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팔아서 먹고 살 뿐이고, 사방에 쓰레기가 난무하고 사진을 찍어도 돈을 달라고 하는 무섭고 다시 가기 싫은 나라라고 아야기들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집트를 전혀 다르게 말한다. 깍아도 깍아도 한없이 깍이는 바가지 상혼을 이 책의 저자는 '푸짐한 마음과 느긋한 시간'으로 해석한다.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된 표지판 하나 없어, 기차를 타고도 열차 차량을 찾을수 없어도 짜증을 내기보다는 소통이 왜 중요한가를 생각해 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사고방식이다. 그런 사고방식으로 바라보는 이집트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길에 넘쳐나는 고양이는 우리가 개나 비둘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들의 애정의 산물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집트라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난수표같은 나라와 그 문화를 하나씩 해독하면서, 저자는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소통이라는 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인지를 자신의 기행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전해준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소통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웅변하지고 강의하지도 않는다. 흥미로운 여행경험을 전하고 그 속에서 느낀 느낌을 말하면서 자연히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경험을 공감하게 만들어준다.

 

글로 1. 2. 3... 순서를 달아서 전해주는 소통에 대한 잘 정리된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소통을 머리로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받아들여진 지식은 좀처럼 우리들의 삶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래서 이 대단한 역량을 가진 저자는 이런 획기적인 방식을 동원한 여행소통법이라는 책을 발명해 낸 것이다. 형식은 내용을 닮아가게 마련이다. 내용은 형식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소통하려고 하는 이 방식, 우리가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간다면 우리의 소통은 얼마나 쉬워지겠는가.

 

소통이라는 주제는 내려놓고 이집트로의 아련한 환상속의 여행을 하고 있노라면 자연히 우리들의 가슴에 소통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알 수 없는 확신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최근에 접한 여행, 자기개발서를 통틀어 가장 멋진 책이라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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