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꿈 - 하루 1달러, 짝퉁 축구화로 시작된 맨발의 아이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
주경희 지음, 한재홍 그림 / 북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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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후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의문이 들만큼 강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이 된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이라고 하는데, 난 왜 그 영화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것일까. 한국인 감독이 만든 이야기지만, 우리에겐 멀고 먼 나라 동 티모르의 이야기라서 유명세를 얻지 못한 것일까?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를 토대로 해서 만들어진 책이라서인지  마치 눈 앞에서 아이들이 실재로 축구를 하고 고민을 하는 모습을 선하게 보는 것 같다. 처음에는 축구 감독은 커녕 어떻게든 가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축구화를 팔아보려고 하던 주인공이 결구은 그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게되고, 마침내 자신의 일처럼 그 아이들의 삶에 뛰어들어 그 아이들을 아시아 최고의 축구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다큐멘타리 영화처럼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에는 지나친 감상이라든지, 인도주의 정신에 불타는 사람같은 것은 없다. 한국인 감독 자신도 인생의 실패를 경험한 배고픈 사람이고, 그와 더불어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워가는 아이들 역시 축구화 살 돈도 없이 맨발로 축구장을 누비는 가난한 아이들일 뿐이다. 못나고 힘든 사람들이 우연한 기회에 한 목표를 향해 모여서, 고난을 이기고 승리를 얻는 감동은 신파조적 감상이 없으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어보인다.

동티모르.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의 식민지배, 독립후에도 식민지에 부역했던 사람들의 잔학행위로 유엔군이 진주행만 했던 아픈 내전의 경험을 지닌 나라. 그곳에도 한국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아픈 삶을 살을 부비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흙먼지 펄펄 날리는 운동장을 맨발로 뛰지만 축구를 하는 그 순간만은 행복했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장사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들의 제자와 이웃으로 대하게 되는 주인공의 변화.

그들은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함꼐 이루어 내었다.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꿈 이후 지금 그들의 삶은 어떨지 몹시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했을까? 아마도 그렇진 않을 것이다. 축구 승리의 기쁨이 밥이 되거나 집이 되진 않을 것이고, 많은 수입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꿈을 지니고 운동장을 누비던 그 추억만은 그들의 가슴에 깊이 세겨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그들을 지탱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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