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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품 여행지 - 해외여행 뺨치는
홍기운 지음, 권기왕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여행지에 관한 책이지만 그 구성이 독특하다. 세계의 유명 여행지와 그와 유사한 우리나라의 여행지를 병치 해 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런 구성을 가진 책은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해외 여행지와 그와 유사한 국내 여행지를 같이 소개한다고 하지만, 역시 이 책의 촛점은 국내 여행지이다. 책의 면수와 내용면에서 국내의 여행지가 훨씬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실 비슷한 여행테마를 가졌다고 하지만 여기에 나란히 소개된 해외의 여행지 사진을 보고, 그와 유사하다고 소개된 국내 여행지의 사진을 보면 한참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외국의 명소들에 대한 상당한 정보가 공유되는 오늘날에는, 더 나은 곳이 더 낫다고 인정하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이 책에 소개된 해외의 명소들은 전세계에서 해당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곳들이 아닌가. 그와 유사한 곳을 이 좁은 국토에서 찾아내었으니 동일한 테마의 여행지를 대한민국 베스트원이 모두 전세계의 베스트 원 보다 낫거나 같은 수준이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이다.
그러나 이 책은 훌륭한 소용이 있는 책이다. 꿈이 그리던 해외의 여행지를 그리면서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정겨운 우리나라의 국토를 돌아다닐 모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국내 여행지 중 일부는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또 상당히 많은 부분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된 곳이 많다. 그동안 잘 알지 못해서 가까운 곳에 두고도 가보지 못한 많은 곳들을 다니면서, 내가 가보긴 힘들지만 그리워하는 그 멋진 해외여행지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사실 이 책의 저자들이 여행전문가라고는 하지만, 그토록 다양한 나라의 유명 관광지도 아닌 곳들을 어떻게 그리 구석구석 돌아다녔는지,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국내의 여행지마저도 빠짐없이 훝고 다니는 열정은 높이 사줄만 하다. 그리고 이들이 찍은 사진의 매력도 높이 사 줄 많다. 멋진 외국 여행지의 풍광만이 아니라, 한국의 여행지의 경치들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보면 정말 대다한 모습으로 보인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고, 자신이 보는 것을 담아내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이다.
여행은 나에게는 사람이 살아가는 희망의 원동력이다. 오늘은 국내여행에 만족하며 살아가겠지만, 언젠가는 해외의 명소들을 찾아가 보고 싶다. 패키지로 짐짝처럼 실려다니는 속전속결 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맛보는 느긋한 여행을 누릴 미래를 꿈꾸면서 팍팍하 오늘을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삶을 살아갈 목표와 희망이 필요한 법이고, 나에게는 바로 그것이 여행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 책에 실린 국내와 해외 여행지를 꿈꾸면서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