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생각의 한계 - 당신이 뭘 아는지 당신은 어떻게 아는가
로버트 버튼 지음, 김미선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책들은 저자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일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저자가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을지에 관해 이렇게 많은 감탄을 하면서 읽었던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한 마디로 대단하 수고의 결과로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모든 페이지들은 저자가 정교하게 짜맞추어진 논리적 결합을 통해서 한발 한발씩. 한가지 한가지 논리를 늘려가면서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늘려가는 과정이다.

 

이 책에 실린 뇌의 비밀에 관한 모든 연구를 저자가 혼자서 다 한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여러가지 연구결과들 중에서 저자의 생각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결과들을 추리고, 그것을 뇌과학에 대해서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일반 독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를 두고 저자가 기울여야 했을 수많은 고민들의 결과로서 일반인인 내개 마침내 '그렇구나... 뇌는 이렇게 해서 우리를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만드는 구나' 라고 이해하게 만들기 까지는 실로 무한하다고 할만한 노력이 기울여 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단순히 '뇌는 이렇게 저렇게 움직인다.' 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답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자신의 논지를 설득시키는 책이다. "뇌가 이렇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 이런 예들을 통해서 볼때 정당하지 않겠습니까?" 책의 매 페이지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또 다른 과정으로 진행을 반복한다. "앞의 논의를 근거로하여 다음 사항을 생각하면, 뇌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겠지요?"

 

단순히 '뇌는 이렇게 작동하는 법이다.' 라고 말하는 책과, 이런 저자의 수고를 통해서 뇌가 작동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의 차이는 엄청나다. "그건 그런가 보구나" 와 "아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설득력이 있어보이는 구나!" 의 사이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앎이라는 단어로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로 대단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목적을 위해서 저자는 이 대단한 수고를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약간의 수고를 감내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 단락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닳음을 얻는 기쁨이 찾아오지만, 매 단락을 읽을때마다 저자의 논지에 집중하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저자의 설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 치루어애 할 정당한 수고로움인 것 같다. 왜 흥미롭고 재미있는 쉬운 읽을 거리들을 두고, 저자뿐 아니라 독자들까지도 그런 수고를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이 책이 다루는 것이 우리들 자신의 뇌와 우리들 자신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안다는 것을 아닌가. 어떻게 나의 뇌가 나를 규정하는가. 어떻게 감각과 경험이 판단을 만들어 내는가... 수많은 의문들이 이 책 속에서 자신의 답을 가지고 우리들에게 이해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무척 알고 싶었던 질문이고, 무척 기특한 대답들이다. 존재론적 고민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속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는 매우 값진 책이기에 독서의 수고로움을 독서의 기쁨이 압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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