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창조적 파괴

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선택 - 애플은 1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한다
하야시 노부유키 지음, 정선우 옮김 / 아이콘북스 / 2010년 6월

애플 열풍이 이제는 좀 잠잠해 지는것 같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정신 없이 몰아치던 애플의 열기가 최근 아이폰의 안테나 결함을 이유로 조금 주춤해 진다. 삼성의 갤럭시S 가 선전을 하고, 결점이라고는 보이지 않던 애플에서 결함이 발견되고,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가 결점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보임으로 애플에 잠재적 반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분노마저 폭팔한 것 같다.

 

그러나 잠재적 반감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나름의 이유로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들 조차도 그동안 애플을 공격할만한 자료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애플은 정말 완벽했었다. 남들을 훨씬 앞서가는 기업이라는 애플의 이미지를 반격하기 어려운 점이 사실이다. 그래서 서점가에는 애플과 스티브잡스에 대한 찬사를 바치는 책들이 넘쳐 흐르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책들중 한 권이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국내의 시각이나, 한국인 저자의 책이 아니라 일본인 저자가 일본 휴대폰 시장과 일본인의 관점에서 아이폰을 분석한 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특징은 애플의 전략과 시장 포지션을 분석하는 것보다는,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애플의 비밀관리에 관해서는 정평이 높다. 너무 지나칠 정도인 애플의 비밀주의는 여러번 신문의 기사거리가 될 정도로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애플이 만든 신제품들의 대단함에 대한 분석들을 다루는 책들은 많지만, 애플이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다룬 책들을 만나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애플의 업무방식보다는 스티브잡스의 개인적인 매력이나, 업무방식을 다루는 정도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책은 애플이 전략적인 상품을 기획하고 그것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척시켜 나왔는지 디자인 기획원칙은 어떠했는지, 브랜드 이미지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세웠는지, 소비자를 매혹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진은 어떠햇는지, 그런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책이다.

 

물론 애플에서 얻을수 있는 자료가 제한된 만큼 모든 과정을 충분히 상세하게 알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를 감탄하게 하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들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대위에서 열렬할 박수를 받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무대 뒤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연습하고 기획을 했는지를 연구하는 한층 깊이 있는 애플에 관한 서적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