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망친 50인 - 월드컵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순수한 열망
마이클 헨더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스포츠서울 P&B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2010년 월드컵이 드디어 끝이 났다. 한달가량 온 나라를 떠들썩 하게 만들고, 비오는 날 젊은이들이 거리를 서성이게 만들었고, 국민의 절반이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16강에 올랐을때 온국민이 감격해 마지 않았던 월드컵. 세기의 축구 시합이 끝이 난 것이다.

 

평소 축구는 물론 스포츠라면 별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다음날 근무야 어떻게 되든 축구 시합이 있는 날 새벽에 시계를 맞춰서 일어나 TV 를 켜고, 목이 빠져라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치킨 배달에 조바심을 내며 다음 시합에는 경기시간 훨씬 이전에 미리 시켜야 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도 태어나고 처음 있는 일어었다.

 

애국심이었을 것이다. 축구라는 경기에 대한 흥미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한일전이나 남북대결이 아닌 한 축구경기를 보지 않는 나조차도 이런 수선을 떨었으니, 그것이 순전한 축구에 대한 순수한 사랑때문만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온 나라를 휩쓴 열기에,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에, 애국심과 뒤썩이 그런 복잡한 물결에 나조차 피하지 않고 빠져들었던 것이다.

 

축구는 스포츠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다.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자라나 축구선수가 되고, 그 축구 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주의 노동이 끝난후 축구장을 찾아 그 선수들이 시합하는 것을 보며 한 주의 피로를 푼다. 그들은 삶을 사랑하고 지역을 사랑하고, 그 지역의 축구팀과 선수들을 사랑한다. 그것이 영국축구의 과거였다.

 

당시의 축구는 지금보다 열악했다. 경기장의 시설은 형편없었고, 잔디의 질은 현재보다 훨씬 못했다. 물론 선수들이 받는 연봉도 지금에 비할바가 되지 못했다. 오늘날 축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고급 경기장에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다음 해에도 스타로 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을 한다.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발전이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바로 이번 월드컵에서 지적을 받는 것처럼 지나친 상업화가 문제이다. 일부 선수들은 운동선수답지 않은 행동을, 일부 감독들은 감독답지 않게 행동한다. 구단주조차도 문제가 된다. 국제축구협회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프로축구를 운영하는 방식자체가 과거의 순수한 축구사랑의 시대와는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의 축구를 아쉬워하면서 축구를 망치게 된 장본인들에 대해 비분의 글을 썻다.

 

세상은 변한다. 진보하거나 타락하는 것이 아니라 변해간다. 축구도 변해간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의 앞날을 걱정하지만, 오늘날의 축구가 과거보다 못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축구가 상업화가 되어가는 것은 틀림없지만, 오늘날의 세상에서 상업화되지 않은 것을 찾기는 박물관에 들어갈 물건을 찾기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축구를 더욱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자녀의 자랑스러운 점보다는 더 향상될수 있는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부모의 마음. 그런 것을 이 책에서 읽을수 있다. 이 책에는 또 우리가 잘 알지 못히던 축구라는 세계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이왕 축구에 흥미를 붙인 것. 이 기회에 축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기에 딱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