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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사람들은 왜 축구에 열광하는 것일까. 월드컵이 열릴때마다 먼 나라로 순례자처럼 여행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 축구가 끝난후 열정에 사로잡혀 거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 2002년 대한민국 거리를 뒤덮은 붉은 물결들... 가난한 나라 나아공에서도, 비슷하게 가난한 남미국가들에서도,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국가들에서도 축구열기는 식을 줄을 몰라보이다. 도데체 축구는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축구의 게임의 룰이나, 축구사의 일화들, 혹은 유명한 선수들에 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축구라는 것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문학적인 고찰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그러나 그런 류의 책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대단하다. 축구라는 하나의 게임에 대해서 이토록 두터운 분량의 글을 써내는 저자도, 그토록 많은 이야기 거리를 담고 있는 축구라는 스포츠 그 자체도...
이 책은 축구에 대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축구 팀의 사람들의 숫자. 축구를 행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의 의미. 축구라는 행위의 무의식적인 호소력. 인간의 원시적인 문화적 충동과 축구의 유사성. 축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제의적, 원형적, 문화적 요소들... 이 토록 많은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볼만큼의 지식을 쌓으면서도, 개개의 축구선수들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을만큼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 동시에 가능한 저자에 대해서도 놀라지 않을수 없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에는 축구의 상징적, 은유적, 심리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축구가 살아 숨쉬는 국가들의 문화적인 다양성에 따른 서로 다른 모습의 축구에 관한 고찰도 포함되어 있다. 축구가 발생한 역사적 경위에 대한 고찰과 함께, 축구팀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 경제와 축구의 관계. 사회와 축구의 관계. 축구와 권력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까지 축구에 관한이야기라면 도대체 빠지는 것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토록 대단한 대단한 매력과 내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축구에도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축구는 너무 상업화가 되었다. 곳곳에 스폰스들의 로고가 넘쳐나고,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야수나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이 아니라, 축구에 돈을 투자하는 기업들의 전위병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축구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뿌리를 잊어버리면 안됀다고. 축구에 대한 길고 긴 지적 여정을 거친후 저자가 말하는 안타까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