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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2 세트 - 전2권
시미즈 이사오 지음,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옮김 / 어문학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메이지 시대. 명치유신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그 변화의 시대. 그 시대의 일본인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수세기동안 유지되어 오던 막부시대의 오랜 정체에서 벗어나 역동하는 근대를 숨쉬기 시작한 일본의 모습을 잘 찾아볼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라는 책이다.
1880년대 메이지 유신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일본. 아직 개국을 하지 않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그 당시의 일본에는 서양인들의 발걸음이 드물지 않았다. 일본을 다녀가고 일본에서 생활을 한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이 책에 나타난 다양한 삽화를 그린 프랑스인같은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은 두권짜리 책으로 그 당시를 살아가던 일본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프랑스인이 그린 그림은 이 책에 실린것이 다가 아니란다. 원래는 5권의 채으로 되어있던 것을 이 책을 지은이가 그 중에서 발췌해서 실은 것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볼수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삽화그림들은 무척 평범한 당시 일본인들의 삶의 일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바로 그점이 이 책이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가던 일본인들 개개인의 삶이 어떠했는가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120년도 더 된 당시의 모습이 이렇게 생생하게 남아있다는 것이 부럽고 신기할 정도이다. 왜 우리의 것은 이렇게 생생하게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부러움 말이다.
때로 그림은 사진보다 더 생생하기도 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사진은 한 인물이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는 훨씬 더 효율적이다. 그러나 사진은 시점과 기술, 우연성등이 조건이 개입되기 때문에 극적인 순간을 잡거나 세부를 묘사하는데는 효과적이지만, 당시의 일상을 묘사하는데는 오히려 제약이 따른다. 그림은 그 순간을 정밀하게 잡아내지는 못하지만 경험의 축약으로 그 당시의 그러한 모습들의 전형을 잡아내는데는 더 탁월하다.
즉 그림의 사실성은 순간의 진실이 아니라, 일상의 모습의 전형의 축약에 있어서 무척 탁월하다는데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메이지 시대 일본의 일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지극히 평범한 그 시대의 거리 풍경에서, 은밀한 목욕탕안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그림을 그린 화가의 세밀한 관찰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근대를 이해하는데 무척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귀중한 책이다. 한권의 책보다 때로는 한장의 그림이 더 큰 말을 하기도 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