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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러의 기적 - 마케팅 천재 래리 라이트의 맥도날드 회생 스토리
래리 라이트 & 조안 키든 지음, 임지은 옮김 / 길벗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새 우리들 주위에 맥도날드 점포가 늘어나가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위새를 떨치던 KFC 와 맥도날드의 매장수가 줄어들고, 토종브랜드인 롯데리아가 천하를 평정한 듯한 시대가 한참을 갔었다. 언제부터 였던가? 맥도날드 점포의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가 바뀌기 시작했었다. 그러더니 한국에는 없는 소위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한두개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맥도날드의 매장수가 늘어난 것은 나의 체감으로 볼때 틀림없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서 왜 그런지 그 이유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맥도날드의 매장분위기가 달라지고, 매장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유행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맥도날드가 겪었던 브랜드 정체성의 위기의 결과로 맥도날드가 고전을 했던 것이고, 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결과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맥도날드의 재약진이 가능했던 것이다.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음료 브랜드인 맥도날드가 위기를 겪었던 것이라니! 세상의 모든 기업이 망해도 먹는 기업만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설을 만들어 냈던 기업이 아닌가. 맥지수를 만들어 내고, '맥도날드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던 맥도날드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이제까지 맥도날드가 위기를 겪는다는 내용을 담은 책을 본 기억이 없지 않는가. 하긴 책은 항상 과거의 상태를 반영하기 마련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라는 책에 벌써 맥도날드의 위기가 담겨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서야 생각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지금은 절판된 그 책에 담긴 내용은 맥도날드는 객단가가 낮으므로 손님이 오래 머물게 하면 안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불편한 의자를 제공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손님이 음식찌꺼기를 치우게 하고, 손님이 계산대에 줄을 서서 음식을 받도록 한다...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최소한의 친절만을 담아서, 싼 음식을 대량으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책으로 담아서 자랑삼아 펴낸 것이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초기 브랜드 가치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스타벅스에서 느끼는 (사실 스타벅스도 많이 퇴색했다) 것과 거의 유사한 것을 브랜드 가치로 삶고 있었다. 즉 적당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편한하게, 좋은 분위기에서, 어느 점포에서도 같은 품질로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맥도날드의 초기 브랜드 가치였었고, 그런 문화가 없는 미국에서 맥도날드의 출현은 대호평을 받으면서 승승장구를 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맥도날드는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정크푸드의 대명사가 되었다. 게다가 불친절하기까지 하다니!! 누가 맥도날드를 좋은 음식점이라고 하겠는가. 그저 가난한 사람이 한끼를 때우기 위해 마지 못해 가는 곳이 될 수 밖에...
이 책의 백미는 바로 그렇게 변질하고 추락한 맥도날드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있다. 맥도날드가 추락하고 있지만 맥도날드의 인프라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 남아 있는 것위에, 새로이 브랜드 가치를 달아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 그래서 남아 있는 맥도날드에 대한 추억과 새로운 요구에 반영하는 새로운 변화의 힘을 합친 결과는... 놀라운 상황반전으로 이어져 오늘날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추락하는 브랜드들은 많다. 우리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들이 맥도날드처럼 재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우리들 주변에서는 이런 사례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혹시 내가 하는 사업도 이와 유사한 것은 아닐까.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야 말로 이 책이 간절히 필요한 사람은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