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종교철학

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
하카리 요시하루 지음, 김청균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9월

이 책은 종교철학에 관한 책이다. 종교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철학은 무엇에 대해서 성찰하는 것이다. 기독교나 이슬람은 말한다. "이것이 진리다, 그러니 믿어라" 불교는 말한다. "너 안에 부처가 있으니, 그것을 꺼집어 내어라." 이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이 종교다. 그리고 그 종교에 대해서 성찰하는 것이 종교철학이다. 종교철학은 철학은 철학이되, 종교에 관해서 성찰하는 철학이다.

 

이 책은 복잡한 종교와 종교철학의 문제를 일본인들 특유의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접근방법으로 다가가는 책이다. 방대한 종교철학의 여러가지 주제들을 두텁지 않은 한권의 책에 어렵지 않은 용어로 풀어놓은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게 종교철학의 각 분야에 대해서 두루 접할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책은 이슬람, 기독교, 불교의 세가지 종교에 대해서 개괄적인 설명을 먼저 한다. 그리고 각각의 종교의 특징에서 생겨나는 철학적인 물음의 주제들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그 다음은 유명한 대 철학자들의 종교에 대한 주장들을 설명한다. 그들이 어떤 종교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그 다음은 종교철학의 주제에 대해서 각 종교별로 입장을 비교해서 설명한다. 이런 다양한 내용들이 한권의 책에 들어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철학은 사람들이 삶과 세상에 대해서 성찰을 하는 것이다. 종교 역시 성찰의 대상이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던지는 함의가 심오하고,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종교철학 역시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종교란 그것을 믿고 믿지 않고라는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종교가 문화를 형성하고 그 문화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철학 역시 종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종교철학을 주창하지 않는 철학들도 직간접적으로 종교와 관련을 맺지 않을수 없다. 신자든 무신론자든 비신론자든 종교라는 거대한 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종교를 철학하는 것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종교적 주제에 대해서 객관화하고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서로 비교하면서 오늘날의 삶에서 종교적 진리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