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에 맞서다 - 누구나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위해
유아사 마코토 지음, 이성재 옮김 / 검둥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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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빈곤 (anti-puberty). 이 책은 바로 빈곤에 대한 저항을 역설하는 책이다. 한때 반독재를 주장했던 시절들이 있었다. 반독재 민주화라는 구호속에 들어있던 실재 내용은 단순히 군부를 반대한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인간답게 살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우리는 민주라는 단어 안에 함축해서 담고 있었던 것 같다. 한 예로 당시 유행하던 삼민주의에는 민중이 분명히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날의 민중은 어떠한가.

 

민주노총의 파업이 세간의 관심을 일으키지만, 파업조차도 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파견노동자. 그것도 아닌 아르바이트 노동자. 평생을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겨우 생계만 이어가는 목숨만 살아있는 사람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꿈은 고사하고 당장 몸이라도 아프면 치료는 고사하고 그냥 죽을수 밖에 없는 사람들. 은퇴니 노후대책이니 하는 한가한 생각은 할수도 없는 사람들. 노숙자는 아니지만 준 노숙자에 속하는 사람들.

 

바로 이들은 먼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남미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나, 아무리 열심히 일을해도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살수 있는 방한칸짜리 월세집하나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일본에만 1000만명 가량이나 존재한다니 놀라도 한참 놀라지 않을수 없는 기막힌 사실이다.

 

흔히들 우리나라를 두고  10-20년 간격을 두고 일본을 그대로 쫒아가는 사회구조를 가진 나라라고 한다. 산업구조뿐 아니라 문화, 인구구성, 고용형태까지도 우리는 일본의 선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나라이다. 요즘 문제가 되는 청년층의 취업난이라 비정규노동자의 증가는 아직은 일본수준은 아닐지 몰라도, 이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은 엄청난 고탱을 겪으며 사는것이 사는 것 같지 않은 것 같은 인간이하의 생활을 사는 사람들이 분명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하려고 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결코 안정된(가장 기초적인 안정조자) 삶을 쟁취할 수없는 사람들이.

 

반 빈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새로운 관점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기성세대로 기득권세대로 너무도 잘 편입되어버린 과거의 우동권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세계화, 반 FTA, 반 환경파괴보다 반빈곤이라는 보다 절박하면서, 그 모든 문제들을 포괄할 수 있는 더 큰 카테고리. 더 강력한 이미지를 가지는 개념을 가진 단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반 빈곤 투쟁은 앞으로 우리사회의 흐름을 흔들어 놓을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될 것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세상. 그런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는 세상. 복지를 가장하면서 진정으로 복지를 행하지 않는 4/19세대. 6/10세대. 그 변절자들에게. 그들과 결탁해서 살아가는 사람을 도구로만 생각하는 비윤리적인 자본가들에게서 우리가 얻어내야 할 기본 가치는 반빈곤이다. 복지라는 허울도, 평등이라는 가당치 않은 구호도 버려버리고, 자신의 몫을 빼앗길까봐 비정규노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척만하는 노동운동도 버려버려야 한다. 우리는 이제 반빈곤이라는 단일한 구호아래 모여 새로운 새상을 만들어 가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인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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