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예수 - 종교의 거짓말과 철학적 지혜
티모시 프리크. 피터 갠디 지음, 유승종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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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불트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신학의 다양한 조류를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문자 그대로 무오류를 주장하는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던 탓이다. 그 후 다양한 사조를 접하고, 역사적 예수를 찾는 노력을 하는 책들을 읽곤 했었다. 한동안 이런 테마의 책들이 나오지 않는(접하지 못한) 시간들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웃고 있는 예수'라는 역작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이러 책에 대한 리뷰는 쓰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종교마다 일부의 사람들은 그 종교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견해에 반하는 책이 나올때마다 분노를 표하기 쉽고, 그 책을 읽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나올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평화롭게 살고 싶은 사람이고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책을 읽고 느끼는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유를 빼앗기면서까지 숨을 죽이고 살고 싶지는 않다.

 

사실 '사해문서'나 '나그 함마디 문서' 같은 것들에 관한 책들을 볼때마다, 그 문서들을 연구한 결과를 종합한 책들이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곤 했었다. 새로이 발견된 복음서와 문서들을 연구한 종합적인 결과물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문헌비평에서 부터 많이 발전해 있을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타나기를 말이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 관한 연구나. 나그 함마디 문서의 발견경위에 대한 책. 사해문서에 관한 책과. 사해문서와 관련되었을 종교적 공동체에 관한 책들을 만날수는 있었으나 이는 전체를 설명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부분적인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뿐이었다. 결국 이 책이 내가 처으므로 만나는 종합적인 결과물의 형태를 뜬 책인 셈이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더 것 보다 훠씬 더 과격하고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문헌비평과 새로운 문헌의 발견에 따라 기존의 설을 가감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이 책이 제시하는 내용이 얼마나 학문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알수가 없다. 그러나 이 책에 달린 상당한 양의 문헌자료뿐만 아니라. 역자가 이 저자들의 이전의 책들이 엄청난 문헌자료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일관되고 통일성이 있다. 책 내부에서 서로 모순되는 점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이 책이 제시하는 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또 파격적이다. 그러나 그런 논리의 내부적 오류는 발견되지 않는다. 즉 성경과 예수론, 나아가서는 같은 텍스트를 사용하는 이슬람교와 유대교에 관해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이 제시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기독교의 중요한 하나의 분파로 여겨져오던 영지주의가 이 책에서 중심을 이루는 큰 역활을 한다. 사시 기독교의 초기 교회사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영지주의 관련 문헌을 하나도 일어보지 못한 지적 게으름이 이 책을 이해하고, 이 책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일관성이 있고, 차근하게 설명을 하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지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주변지식에 대한 독서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놀랍도록 새로운 내용을 전해주고,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신화와 민속학과 구비전승, 권력의 장악과정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만 있다면 누구라도 읽으면서 충격적이고도 대담한, 그러나 수긍이가고 받아들이고 싶어지는 신선한 내용의 독서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대응하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비평서가 나와주면 이 책과 균형을 맞추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확장시킬수 있는 좋은 독서의 대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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