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성인의 부자 지침서
존 보글 지음, 이건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바로 이 책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지가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 앞에 나타난 이 책은 금융위기에 대한 분석용으로 쓰인 책은 아니지만, 금융위기가 지닌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월 스트리트가 가진 모랄 하자드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스브프라임 모기지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엄청난 파생상품을 만들고, 그 파생상품들이 여기저기의 금융상품들 사이에 섞여 존재하기에 그 규모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그 위험을 빨리 제거하기도 힘들다는 말만을 되풀이 들어왔을 뿐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파산한 금융회사의 CEO들이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아가고, 오바마 대통령이 그들의 그런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여론과 상관없이 법이 보장하는 그들의 이익을 유유히 챙겨갔던 것이다. 도데체 어떻게 이런 일들이 생기게 된 것일까.

 

그러나 메스컴은 더 이상의 설명을 제공해주지는 못했다. 금융위기에 관한 책들도, 대공항과 같은 위기 국면이라든가. 회복국면으로 보이더라도 다시 침체가 올수가 있다는 등의 주장만을 펼칠 뿐이지, 도데체 어떻게 해서 이런 금융위기가 나타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시원한 설명을 해주지는 못했다. 단지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와 그 낮은 금리를 이용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한 부동산 투자가 비정상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버블을 만들었던 것이 터진 것이라는 판에 밖힌 설명 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달리 말한다. 이 책은 투기라는 것 자체가 사악하고 나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모두 투기라고 말한다(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그리고 그런 투기를 조장하는 금융기관들의 행태를 과감하게 비판한다. 그 자신이 금융기관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면서도.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워렌 버핏에 필적할 만큼 놀라운 투자성과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고, 또 엄청난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요즘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덱스 펀드라는 것을 최초로 고안해낸 금융계의 혁신가이기도 하다. 그는 전액장학금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충당해야 했다. 그리고 맨손으로 뛰어든 금융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성고을 이루는 방식이다. 그는 고개의 돈을 짜내는 방식(그가 비난하는 월 스트리트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신관리 방법)을 맹비난한다. 그는 고객들에게 최소한의 수술료만을 지불하게 하면서 정직하게 운영을 하면서도 고객에서 더 많은 투자이익을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인정으 받았고 그가 이룬 그 놀라운 방식과 성과 때문에 고객이 그를 신뢰하게 만들어 돈을 번 사람이다.

 

그의 시각으로 볼떄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금융업계는 사악하 집단이다.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고개들은 잃을수 밖에 없도록 구조가 짜여진 게임을 하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하루밤에 거액을 따는 사람도 있지만, 게임을 지속하면 할수록 카지노를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은 결국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도록 게임의 룰이 짜여져 있는 것처럼, 금융회사의 룰은 고객이 수익을 올릴때뿐 아니라 손실을 입을 때에도 항상 수익을 얻도록 된 카지노식 룰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가치를 보는 방식과 기업의 사장가치를 보는 방식으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한다. 그런 방식이라며 오늘날의 주식투자는 거의 대부분이 투기이다. 오늘날의 투자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그 기업의 주식이 더 오를까 말까를 생각하는 것은 투기이고, 그 기업의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과는 관련없이 기업자체를 생각하는 것이 투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시장참여자의 대부분을 기업을 보지 않고 시장의 가치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긴 관점으로 볼때 시장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와 결코 다를수가 없다. 시장이 출렁거릴수록, 투자자들이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팔수록 금융회사들은 돈을 번다. 고객이 돈을 벌어도 금융회사는 돈을 벌고, 고객이 돈을 잃어도 금융회사는 돈을 번다. 그리고 금융인들은 고객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수익만을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벌어야 행복할 수 있는가라고. 수익과 손실만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져 오던 금융계에 그는 묻는다. 고객은 도데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이익을 위해 금융회사에 달려드는 투기참가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행복은 도데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금융계가 황금알을 낳고, 그래서 똑똑한 두뇌를 지닌 유능한 사람들이 금융계로 몰리는 것을 보고 그는 아파한다. 왜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정말로 중요한 분야. 과학과 기술의 분야로 가지 않는가라고. 그가 보여주는 세상. 그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은 이미 세상을 보는 방식에 익숙해진 우리들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며, 많은 깨닳음과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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