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브록스라는 사람을 알게 된 책이다. 너무나 유명한 올리버 섹스외에도 뇌신경학, 인지생물, 뇌과학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요즘 몇년간의 독서에서의 큰 기쁨이었다. 굳이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뇌는 우리의 영혼이 깃든 자리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 않을수가 없는 분야이다. 또 흥미로운 것은 그 어려운 뇌라는 분야를 다루면서 어려운 전문용어하나 사용하지 않고 어쩌면 이렇게도 흥미로운 내용으로 책을 만들수가 있는지에 대한 놀라움이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지만 이들 작가들이 이 분야의 대가이기에 비로소 가능할 수 있는 대단한 마법에 가까운 능력이 아닐수 없다. 덕분에 나도 이들 책에 대한 독서를 통해서 우리의 뇌가 어떤식으로 작동을 하고, 뇌에 이상이 생겼을때 어떤 병적 현상들이 나타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거꾸로 그런 이상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보아. 그들이 손상을 입은 뇌가 우리들의 의식에서 하는 역활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여전히 '나'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도데체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학자들은 말한다. 자의식을 관장하는 특수한 뇌의 영역은 없는 것 같다고. 모든 영역의 합이 결국은 자의식이란 말인가. 아니면 어떤이의 비유처럼 뇌라는 하드웨어에 탑재된 의식 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에서 돌아가는 텍스트가 자아인 것인가. '특이점이온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컴퓨터의 놀라운 발전 속도에 미루어볼때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될 시점 쯤에는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인간의 자아비슷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기가 올것이라는 것이다. 자아라는 것은 충분히 큰 연산능력이 주어질때 스스로 생겨나는 그 어떤 것일까. 생물체만이, 그중에서도 인간만이 가지는 것일까. 나라는 것에 대한 집요한 물음이 철학에서 인문학으로, 역사에서 뇌과학으로 옮겨나니며 잡다한 학문분야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 같다. 결국 학문이라는 것은 '통섭'이 되고 말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것인지도 모르겠다. 재미있고, 흐미롭고, 많은 것을 깨닿게 해준 책이지만 여전히 자아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