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무더운 날씨에 지루함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사람.

기존의 소설문법에서 벗어난 독특한 매력을 맛보기 원하는 사람.

정신없이 현란한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싶은 사람.

오늘날 거대한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는 인도를 제대로 이해가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 '6인의 용의자'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정말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마음속으로 "바로 이 책이야. 바로 이 책이야..." 를 정신없이 외치고 있었다. 내가 무척 흥미롭게 읽었었고 그 후 얼마전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영화 슬럼독 밀러어네어를 쓴 바로 그 작가의 작품이지만, 전번의 그 책을 읽을때보다 한결 더 생생해진 묘사와 활기찬 구성, 정신없이 이어지는 스피디한 스토리의 전개에는 감탄에 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서는 항상 같은 진리가 자주 언급된다.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진리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지극히 인도적인 이야기이다. 인도라는 기상천외한 사회가 아니면,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이야기들이 정신없이 벌이진다. 길게 이어지는 사건도 있지만, 한페이지씩 똑똑 끊어지며 스피디하게 장면을 바꾸어 나가는 이야기들은 정신없는 액션영화보다 더 신나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느껴지는 가슴속의 징한 느낌... 그것이 바로 로컬적인 것이 글로벌한 감동을 주는 힘일 것이다.

 

그보다 이 책을 읽는 만족감을 더 강하게 해주는 요소는 사실 비천한 곳에 있다. 오늘 휴식의 시간에 문학을 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내일의 밥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독자들의 마음이 아닌가. 매일같이 찬란한 문구들로 신문을 장식하는 브릭스라는 단어의 세번째 철자인 'I' 가 바로 인도가 아닌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총력을 다해 진출하려고 애쓰는 거대시장중 하나가 인도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현대 삼성,,,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대기업의 이름들이 처음부터 엄청나게 나온다.

 

생생한 인도의 모습. 인도인들의 실제삶의 모습. 인도를 설명하는 기업자료나 현지여행객들의 기행문에서도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진짜 인도. 늘 인도에 관한 자료들을 보면서도 언제나 궁금했던 진짜 인도인들의 평소의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이 바로 이 책에 들어 있다. 물론 극적인 요소를 과장하고, 가끔 있는 일을 일상적인 일로 표현했을수도 있다. 그러나 매일 같이 반복되는 루틴을 제외하면 어느나라를 묘사하더라도 이런 식의 내용이야 말로 정말 알짜배기 정보가 아닐까.

 

서술형, 분석형의 문서들이 결코 전달할 수 없는 생생한 살이 있는 인도인의 삶과,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묘한 힌트를 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일 것이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 것일까... 아직 가보지 못한 인도이기에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이 책은 인도에 대한 간접경험으로나,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재미로나, 문학적 감동으로나 어느 면으로 보아도 모자랄 것이 없는 훌륭한 책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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