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무척 독특한 작가이다.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위트에 넘치는 블랙 코미디 같은 진실들을 밝혀내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책이 뿜어내는 매력의 유혹은 일단 그를 알고 난 사람에게는 좀처럼 뿌리치기 힘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를 너무 늦게 알았다. 그래서 국내에 번역된 그의 많은 저작들을 찬찬히 한권씩 읽으면서 삶의 피곤을 충족한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동시에 마음에 유익한 영양분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식량자원을 많이 비축하고 있을수 있다. 문제는 그의 책이 가지는 매력이 너무나 대단하여 천천히 하루에 한챕터씩 읽을만한 인내심을 가질수가 없다는데 있다. 자칫 밤을 세면서 책을 읽다가 다음날의 일과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그가 가진 매력의 단적인 표현이다. 나이가 들고 책을 읽어가면서 대체로 이책과 저책이 비슷하고 뚜렷한 구별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 브라이슨은 무척 독특하고 무척이나 자극적이고 동시에 엄청난 자양분을 가지고 있다. 복덩이리인 셈이다. 이 책은 명색이 영어산책이다. 당연히 이 책을 읽으면 수많은 영어들의 기원을 알수가 있다. 단 이 책은 '웃지마 나도 영어책이야' 같은 책처럼 단순히 효율적으로 많은 어휘를 늘리도록 하는 책이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영어 어휘를 새로이 알게 되고, 영국어휘와 미국 어휘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가 있다. 또한 그 어휘가 외 생겨났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가 한국어의 어원을 찾아서 어떤 단어가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해서 오늘날의 표준어가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 책은 영어에 대해서 이야기 하되 무척 고급스러운 영어에 관한 책이 되는 셈이다. 가장 큰 장점은 그런 현대 미국식 영어가 탄생하게 되는 각과정을 콜럼브스의 아메리카 발견이전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건국과정을 관통하고 유구한 미국의 역사를 거치면서 무척 흥미롭고 떄로는 익살 스럽게 그리고 무척 자주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던 역사적 이야기나, 전혀 다르게 알고 있던 꾸며진 역사를 들추어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휘들을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영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미국의 진짜 역사를 들추는 과정에서 영어 어휘가 발전하는 과정을 덤으로 다룬 책같다고 이해를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역사가 우위이든 영어 어휘의 발전상이 우위이든, 진정한 미국의 역사를 아는 것이 더 주된 관심이든 사실 그 어느것이 별로 중요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을 일단 펴든 이상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이 책이 뿜기는 독한 향기의 매력에서 좀처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이 책을 덥는 즉시 저자의 다른 책을 찾게 되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