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 책은 아마도 누군가의 인생을 구원할 것이다. 비록 내 인생을 구하는데는 실패할지 모르더라도 말이다.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거울과 같은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얼마나 메마른 것인지를 알려주고, 그 메마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따뜻한 희망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슬픈 자신의 자화상을 되세기며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현대인들이 이 책의 주인공으로 대표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꼭 이 책의 주인공처럼 이혼을 하지 않고, 부자가 아니고, 나이가 상당히 많지 않고, 미국의 로스엔젤레스에서 살고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책은 한편의 우화이면서 오늘날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정리해놓은 우리들의 삶의 슬픈 초상화와 같다. 그런데 그 초상화는 슬픈 모습을 띄고 있지만 무척 아름답고 공감이 간다. 이 책을 이루고 있는 문장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문학성이 높은 책에서 흔히 발견되는 길게 늘어지는 칙칙함같은 것은 없다. 짧고 깔끔하면서 아름답고 감각적인 문장들이 가득하다. 특히 책의 전반부 50페이지 정도는 마치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정교하고 우아하지만 답답하고 갖혀있는 세상에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거치면서 주인공은 서서히 새로운 방식의 삶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이 동원되면서 자칫 지나친 긴장감과 서정적인 감상으로 빠질수 있는 내용을 이 책은 무척 스피디하고 흥미로운 일화들로 가득한 이야기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게 정해진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책을 읽었고, 너무 많은 교훈들을 알고 있다. 교훈이 넘치되 우리들의 마음을 열고 우리들의 삶을 실제로 바꾸게 하지는 못한다. 이미 너무 많은 이야기들, 이야기들에 노출된 우리는 그런 설교조의 책에 면역이 생기고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런 치료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마추 슈퍼박테리아 같은 우리들의 꽉 닫힌 마음을 우회하여 쳐들어오는 이 책의 강한 힘을 한번 느껴보라. 정말 대단한 책이다.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꼭 닫힌 마음을 살짝 열고 정말 이 책이 하는 이야기가 그럴듯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흥미롭게 만들었고 재미있고 가벼운것 같은 느낌이 오히려 이 책을 강하게 만드는 역활을 한다. 그러기에 이 아름답고 재미있는 책은 진지하고 엄숙한 말 한마디 하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 누군가의 인생을 구원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