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이름이 왜 시인인지가 궁금했다. 책의 표지, 두툼하고 다소 투박하다싶도록 큰 볼륨이 주는 느낌과 잘 맞지가 않기 때문이다. 사람얼굴의 일부만 나온 거친 사진이 전면을 차지하고. 군데 군데 날카로운 선이 그어진 표지가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당긴다. 그리고 붉은 빗깔,.. 자세히 읽업면 부제가 보인다. 이 책은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책을 펴면 다소 거친 지질에 보통의 책보다 약간 변두리까지 나와 있는 글자들의 배치가 투박하게 보인다. 이 것 역시 이 책을 대하는 감성을 '색다르게' 한다. 인상적인 내용을 씀으로써 책을 읽는 첫문장에서 부터 집중을 하게 만드는 서문 역시 검은 테로 두텁게 덮여 있다. 이 책을 디자인한 출판사의 정성이 느껴진다. 이 책을 텍스트만이 아니라 오감을 통해서 느끼도록 한 배려들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부피만큼이나 묵직하다. 시시한 이야기들로 지면만을 채우는 책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비록 내가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못하고, 다른 뛰어난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이 책이 '충분히 재미있다'고 말하기에는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 같다. 독자로서 얻은 만족감이 크기 떄문이다.

예전에 내가 존경하는 본격문학을 하는 소설가 한분이 쓴 칼럼에서 "머리가 복잡할때마다 추리소설을 한편씩 읽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지고 다시 집중을 할 수 있다"라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소년시절 괴도루팡을 읽던 이후 추리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 글을 읽은 후부터인 것 같다. 요즘 나도 그런 이유로 이런 장르의 책에 관심을 가진다.

책을 읽는 많은 목적들 중에 지식을 얻는 즐거움 외에도, 순수하게 오락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멋지게 만든 헐리우드 상업영화 한편을 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러나 헐리우드 영화 중에도 가슴에 남는 수작이 있듯이, 이런 유형의 책들 중에도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고, 그리고 가슴에 짠-- 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 있는 법이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이분야 장르의 책들중 톱 5위안에 아마도 영원히 남아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밀어낼만한 더 좋은 책이 만약에 나온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가 한층 더해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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