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만들기 쉬운 미니케이크
김정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음식을 만들줄은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든 먹을수 있다. 최소한 아무리 역겨운 것이라도 삼킬수 있다. 나는 강철같은 위장을 가지고 있기에, 약간 상한 음식이나 모래가 섞인 음식이라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삼킬수 있다. 그리고 맛있는 얼굴을 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을수 있다. 만주에서 시퍼런 칼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던 항일유격대 정신이건, 보리고개를 힘들게 넘어가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든,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세계화의 시대에 어디서던 생존할 수 있는 첫째 조건이 바로 먹거리의 해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물론 나라고 해서 음식의 맛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나도 맛있는 것을 먹으면 맛있는 줄 안다. 그러나 아무리 맛없는 것을 주어도 감사하며 먹을 줄도 안다. 그러나 나도 은근한 미식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하긴 요즘 내가 누리는 음식의 호사는 다 그런 은근과 끈기의 노력의 결과이다. 신혼초의 그 맛없는 음식들을 열심히 맛있는 표정으로 먹어준 덕분에 지금에 와서 정말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야 말로 정말 제대로 된 음식을 얻어 먹을 수 있는 첫걸음인 것이다.

 

그러나 일본 음식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맛과 모양에 대해 소란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거세게 부는 한류는 아랑곳하지 않고, 서구사람들은 일본음식을 웰빙음식의 대명사로, 일본 음식이 아시아 요리의 대표주자인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그것도 재주다. 우리나라가 그런 재주를 부릴줄 알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때에는 한 두 사람이라도 그런 재주를 부릴줄 아는 것이 개인의 생존을 위해,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음식을 만드는 재주라고는 전혀없는 나도 내 남자 아이들에게는 은근히 음식을 배우라는 메시지를 남기곤 한다. 세상 어디에 가서도 굶어죽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넉살좋게 살아나가는 헝거리 정신이 바탕이 된 위에 지식과 지능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새로운 시대를 위한 대비책으로 시간이 있을때마다 강조하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단어나 용어에 대해 무지하다. 그러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바로 내가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이 좋다.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을 외우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러나 케이크라고 그냥 알고 있던 막연한 세계에 대헤서 다양한 조리법과 다양한 종류들이 존재하느다는 것을, 내가 한번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마냥 기쁘다. 지식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예전에 어떤 대통령은 나는 머리가 부족해도 머리를 좋은 사람을 기용할 줄 알면 된다는 대단히 용감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분의 시행착오 덕분에 나는 대른 생각을 하게 되엇다. 나는 실력이 없어도 세상에는 어떤 음식들이 존재하는지를 아는 것이 훌륭한 음식에 대한 평가기준을 갖는데 도움이된다. 그리고 그런 도움은 남에게서 빌려오기 힘들다는 반면교사의 체험을 한 것이다.

 

세계화 시대. 웰빙시대. 노마드의 시대. 어디서든 생존과 발전을 위한 지혜를 수집하게에 발빠른 것이 필요한 시대. 음식에 전혀 문외한인 내가 음식에대해 관심을 가지고 책을 흥미롭게 읽게 되는 이유에 대한 변론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 괜찮은 것 같다. 책을 읽는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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