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
벨 훅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모티브북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계급. 한때 이 단어는 입밖에 내어서는 안돼는 금기단어였었다. 사방에 귀가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사람들을 억누르는 그런 시대였기 때문이고, 계급이라는 단어는 바로 그 시대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되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계급을 없애고, 유산계급을 타도하자고 생겨난 것이 바로 공산주의였다. 이제 그 공산주의는 지구상에서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몇몇 남지 않은 스스로를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칭하는 나라들에서도 그 진정한 의미는 퇴색된지 이미 오래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제 계급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 나왔다, "계급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기" 이것이 그 책의 제목이란다. 공산주의와의 오랜 힘겨루기에서 승리한 승리의 주역인 미국에서 나온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계급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단지 계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거나, 계급적인 사회현상을 계급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에 계급이라는 단어가 사회의 표면에 떠오르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점점 더 커지면서 오히려 계급문제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을 미리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아픔을 겪을수가 있다. 저자는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 저소득층의 자녀가 성공해서 상류층으로 편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신분과 부의 정도가 세습화되어가는 사회. 이것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으로 유명한, 자유의 상징인 미국의 오늘날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도 미국은 진보를 이야기하고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지금 미국에서 국내문제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사회적 의제는 인종문제와 성차별의 문제이다.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 어떻게든 해결책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마침내 흑인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고, 여성이 대통령 후보가 될뻔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이 허위라고 말한다. 예외적으로 성공한 흑인의 경우는 자신을 흑인이라는 정체성보다는 부자라는 정체성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자보다 어려운 경쟁에서 힘겹게 성공한 여성도 마찬가지다. 그녀도 자신을 성공한 여성리더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정상을 밟게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계급이동에 성공한 사람들일 뿐이라는 생각인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미국사회는 여전히 신분이동이 가능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아메리칸드림이 살아 있는 것이란고 말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사회가 계급이라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현상의 결과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