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넥스트 컴퍼니 - 꿈 경영자의 시대가 온다
허병민 지음 / 거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개그맨이라고 불려지는 사나이 전유성의 책을 즐겨 읽는다. "전유성도 하는..." 시리즈로 돈도 많이 벌었지만, 전유성이 무슨 시민단체와 함께 저술한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한 작은 실천에 대한 제안을 한 책(아쉽게도 제목은 잊었다)도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재미있는 사나이다. 전유성은... 인사동의 숱한 카페들 이름의 절반 정도를 그가 붙여주었다고 하지 않는가.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는 카페의 이름을 포함해서...
나는 떄로는 이규형의 책도 즐겨 읽는다. 어떻게 말하면 B급 감독이라고 할 수도, 어떻게는 B급 문화평론가라고 말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학자적 입장에서 일본을 평가하는 것보다는 이규형이 전해주는 일본의 보통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예리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낮설게 하기"의 효과이다. 사물을 객관화시키면 보지 못하던 것이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 책 '넥스트 컴퍼니'를 읽으면서 늘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정말 좋은 생각들이 듬뿍 담긴 책이다. 나도 조그만 자영업체의 경영자로서 늘 경영에 대한 생각이 많다. 나도 어지간한 마케팅 담당자만큼은 마케팅이나 브랜딩, 기업전략에 관한 책을 읽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자신의 문제를 잘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원을 뽑고 나면 반드시 설문을 낸다. "우리회사에서 고쳐야 할것 10가지 적어오기." 그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그 숙제를 통해 나의 문제를 알고, 그 숙제를 통해 그 직원의 관점과 태도를 평가할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마케팅이다. 이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회사의 직원이 그 회사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지 못한데, 그 회사가 잘 될 수가 있겠는가. 직원에게 잘해주는 회사가 잘되는 회사이다. 그런데 이 책은 한술 더 뜬다. 단순히 직원에게 잘해주는 정도로는 모자란다는 것이다. 직원이 회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직원을 위해서라고 생각을 아예 바꾸어 버리라는 것이다.
불가능할까? 무척 어려울 것 같다. 친구들로부터 아이디어 뱅크라는 말을 간혹 듣는 나로서도, 이건 정말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대범한 발상이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혁명적인 발상이기도 하다. 예전에 '진도구'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기존의 물건들을 기묘하게 변형시켜서 아주 독특한 기능이나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일본의 트랜드를 소개한 책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상업화하거나 실용화할 수 있으면 진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실현하기 어려울 듯이 보이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실현하지 못할 것도 없는 내용들이 가득 실려 있다. 무척 구체적인 내용들이다. 자신의 직장생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이야기일것 같다. 내부마케팅을 강조하던 나로서도 이 책은 무척 놀라운 충격으로 느껴질만큼 대단한 임팩트를 준 책이다. 멀리서 보아야 잘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려운 단어나 어려운 개념이 없는 책. 곧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과 관점의 변화를 바라는 이 책은 당분간 스승으로 삶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