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 가슴 먹먹한 느낌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나는 오랫동안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였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유난히 아끼는 나이지만,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이만큼 책과의 이별이 아쉬웠던적은 손꼽아 보아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느낌을 여러번 느낄수 있었다면 나의 독서인생은 그만큼 비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가슴이 벅차고, 가슴이 저리고, 가슴이 시큰하고, 또 때로는 너무나 행복하여서 이 책의 생각들이 꿈결에도 스며들고, 이 책의 이야기들이 내 삶의 순간순간에 겹쳐지는 그런 날들이 찾아올것만 같다. 아마도 오늘밤 꿈자리에 이 책의 늑대는 밤하늘을 향하여 길고 긴 울부짖음을 짖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무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줄거리가 일정하지가 않다. 관념과 사념과 꿈과 기대감, 이야기의 비틀림, 비논리적인 전개, 시간 순서의 뒤틀림, 다른 사건의 교차등에 의해 이 책을 읽으면서 일관적인 스토리라인을 잡기가 힘이든다. 그러나 이 책은 묘하게도 쉽게 읽히고 읽는 사람의 눈길을 책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힘이다.
’차가운 잠자리’ ’ 같은 피’ ’원숭이 무리들’... 같은 이 책이 만들어 낸 이 책에서만 사용되는 관념들이 독자인 나에게 녹아드는 힘은 실로 굉장한 것이었다. 죽어가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벌레를 먹으면서 묘지에서 낙엽을 덮고 잠을 자는 4살짜리 아이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라며 마치 옛날 이야기처럼 슬쩍 흘리면서 그 이야기를 훔쳐 듣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아다가도, 끝에 가서는 묘한 반전으로 그 이야기를 살짝 흐트려 버리는 그런 교묘한 기법. 마치 온기로 겨우 데워놓은 낙옆이 지나가는 바람에 흩날려 한꺼번에 온기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그런 허전함과 따뜻함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다.
그토록 아쉬운 감정을 전해주는 이 책은 사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 중요할까. 이 처럼 가슴이 아픈데, 이처럼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이 책의 이야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주제와 소재와 비유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는 있겠지만, 이 책을 막 손에서 놓은 나의 지금 마음은 그런 말들로 이 가슴 저리고 아프면서 아름다운 미소를 놓아버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 글이 감상에 젖은 신파조의 글로 읽히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나의 감정이 느끼는 그대로의 느낌을 솔직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어쩌면 나의 이런 글쓰기. 바로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고자 했던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은 감삼을 적는 글을 마무리하는 이 마지막 문장을 쓰는 순간 내 머리속에 문득 떠오른 바로 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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