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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00배 즐기기 - 100배 즐기기 시리즈, City '08~'09 ㅣ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꽁꽁 닫혀 있는 해외여행의 문이 활짝 열린지 10여년. 이젠 우리민족이 명실공시 세계각국은 마치 제집 안방 드나들듯이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너무 빠른 시대에 세계화를 실감나게 경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여행문화 못지않게 여행에 관한 책자들의 진화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여행문화의 변천은 그대로 여행책자의 변화를 통해서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행책자가 우리의 여행문화를 견인하기도 한다. 이렇게 여행과 여행서적은 서로 뗄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존재이면서 세계화의 상징이다.
2000년대 초반 서점가를 휩쓸었던 책들이 있었다. 바로 '세계를간다'시리즈이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몇몇 나라만이 아닌 거의 전세계의 모든 지역을 망라한 거대한 기획의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내용의 알참으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다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책이었다.
어려서부터 역마살이 많아선지 유난히 이곳 저곳의 바람 만끽하기를 좋아하던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던 책이었다. 기회가 닿아서 그 나라에 직접 갈수가 있으면 갈 수 있는 나라의 좋은 지침서로서, 갈수가 없는 나라이면 내 방의 책상위에 앉아서 눈을 감고 그 나라를 머리속에 떠올리는 마음속의 여행의 안내서로서 그 책들은 좋은 읽을거리가 되어주었다.
그 출판사에서 새로운 시리지를 발간했다. 바로 '100배 즐기기'시리즈이다. 서점에서 타이완에 관한 100배 즐기기를 처음 발견했을때의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안내서는 고사하고 타이완에 관한 안내책자가 단 한권 밖에 없었던 실정이기 때문이다.
'100배 즐기기'는 내 기대에 부응하듯이 빠른 속도로 많은 시리즈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듯 예전보다 훨씬 장정이 화려하고 사진들이 이쁘고 많다. 그리고 내용도 무척 풍부하다. 예전의 시리즈는 한권에 많은 지역에 대한 정보를 넣으려고 했고, 자연히 책이 백과사전식이 되어 읽는데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무척 컬러풀하고 쉽게 읽혀지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충실하다. 비결은 책 한권이 감당하는 범위를 파격적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여행책들에서 푸켓을 찾으려면 태국에 관한 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태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함께 품켓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심지어 어떤 책들은 푸켓을 알기 위해 태국뿐만 아니라 인근의 캄보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물론 베트남에 관한 내용까지 함께 담아 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달랑 푸켓만을 주제로 책을 내 놓는다. 대단한 파격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오늘날의 시대적 수요에 정확히 부응하는 전략이 아닐수 없다.
파리 100배즐기기도 마찬가지다. 유럽이라고 뭉떵거려놓은 대부분의 여행서적과는 달리. 콕 집어서 프랑스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파격인데, 프랑스의 다른 땅덩이는 모두 떼어버리고 파리라는 하나의 도시에 관해서만 책 전체를 할애하고 있다. 바로 이런 책이 지금 나같은 사람이 찾던 책이다. 일전에 잠시 파리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물론 단체여행이었다. 그때 스쳐가면서 몇일만에 주마간산격으로 파리를 보면서 언젠간 반드시 다시 찾아오리라 생각을 했었다.
이제 내년 파리여행을 꿈꾸면서 책들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서점에서 일전에 보았던 100배 시리즈에 드디어 파리편이 나온 것이다. 역시 이 책은 나의 기대를 무시하지 않았다. 파리의 자유여행에 필요한 유익한 정보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볼거리 갈거리, 자세한 지도는 물론이고, 그곳에서 즐기고 만끽한 문화들에 대한 정보들까지 잘 정리되어 있는 무척 실용적이 책이다.
사실 파리에 대한 책들은 많다. 유명한 문호들의 소설에도, 에세이에도 많이 등장하는 도시다. 파리를 여행한 우리나라 여행 선도가들의 기행문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책들은 개인적인 선호와 기호가 강한 책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서 자신의 일정을 짤수 있는 정보들의 집합이다. 너무 복잡하지 않고, 너무 간략하지 않은것, 너무 개인적이지 않고, 너무 잡다하지 않은 것.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을 비교적 빨리 발견한 나는 운이 좋은 셈이다. 내년 여름까지 남은 시간을 알차게 준비할 여유를 얻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