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탄생 - 현대인이 알아야 할 부와 경영의 모든 것
조승연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여러가지 점에서 무척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약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우선 책의 분량이 380페이지 정도로 부담이 없다. 그리고 책의 읽을때 무척 상쾌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다양한 사진 자료들이 배치되어 있는 점도 좋고, 책의 종이의 질감도 무척이나 좋다. 무엇보다 하나의 주제를 짧게 잘라서 여러가지 패턴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읽는 사람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내용 또한 무척 알차기 때문에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전반적인 만족도가 무척 높은 책이라고 할만하다.

비즈니스의 탄생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중세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된 시기부터 지리적 발견으로 대서양과 태평양 항로가 개척되고 무역이 활발해쟈서 본격적인 유럽의 식민지 지배가 시작될 때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면 아득한 옛날로 생각되는 그 오랜 세월 이전에 이미 오늘날 우리들의 경제의 기반이 되는 여러가지 제도들이 다 만들어 진 것을 알 수가 있다.

피렌체의 은행이 전 유럽에 걸쳐 설립한 다국적 은행과 기업들. 은행과 국가 권력간의 결탁과 견제. 중앙은행이 발권과 돈의 가치를 조절하기 시작 한 것, 경제와 정치 권력간의 이합과 결산. 주식회사형식의 탄생. 본격적인 주화의 제조와 어음과 채권의 탄생과 사용. 동양과 서양의 먼 거리를 이용한 장거리 무역. 담합과 치열한 경쟁,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이윤저하를 막기 위한 협정. 로고의 탄생과 마케팅, 경제주체의 이미지 관리... 이미 오늘날의 경제에서 필수적인 거의 모든 요서들이 그 시기들에 이미 탄생했던 것이다.

르네상스라는 것이 탄생하기 이전의 유럽은 암흑시기라고 부르는 것이 정당하다고 할만할 정도로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궁핍한 곳이었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상공인, 기업인들이 이윤을 창출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축적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그러한 물적 기반을 배경으로 오늘날까지 이름을 떨치는 유명한 천재적 예술가들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경제인들은 그들에게 그냥 재화를 배분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대한 지원이 사람들의 인심을 얻게 하고, 그런 결과로 그들이 축적한 재산이 시기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는 보호막 역활을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나에게 늘 궁금하던 중세라는 시기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 책이다. 나는 늘 영토국가라는 개념에 사로잡혀서, 중세에 다양하게 존재하던 도시국가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시기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의 주체는 피렌체, 베네치아, 브루헤, 암스테르담, 그리고 한자동맹의 도시들 같은 소규모의 성곽안에 존재하는 도시국가들이었다. 그들은 영토국가에 비해 규모는 작아 점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경제력으로 용병을 고용하여 주변의 위협에 대처하고, 그들의 경제력으로 큰 영토국가들과의 외교를 꾸려가기도 했었다.

또한 이 책은 서서히 힘을 얻어가는 영토국가가 어떤 과정을 통해 도시국가들을 압박해 들어갔는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는 책이다. 자신의 영토안에 존재하지만, 자신의 경제력을 넘어서는 이윤을 올리는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간섭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러한 간섭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도시국가(기업)과 그렇지 못한 도시국가의 명운이 어떻게 극명하게 갈라지는지에 관한 통찰도 가능하게 한다.

이 책은 비즈니스가 탄생하던 그 혁명적인 시기의 각 경제주체에 대해 풍부한 자료에 입각하여 입체적인 설명을 하면서도, 작 장마다, 그 시기에 그 경제주체가 이룩한 것의 경제적인 의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한다. 또한 오늘날의 기업과 국가들이 그런 점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그들이 고안한 경제적 방법들이 오늘날의 경제에서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그들로 부터 우리가 얻을 교훈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다. 그리고 적은 페이지이긴 하지만 그 경제주체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인 문화제의 소개까지 곁들여 있는 무척 알찬 책이다.

책을 읽는 중에 간간이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나오늘 것을 발견하고, 궁금한 마음에 저자를 보았더니 놀랍게도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이런 정도로 그 시기를 잘 파악하고 해박한 지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책은 잘 만나기도 어렵고 또 우리나라 저자에게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살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나라의 저자가 르네상스 이후 경제의 혁명적인 발전기의 소소한 일들부터 큰 맥락까지, 그리고 그런 핵심사항들이 오늘날의 경제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미시적인 지식에서부터, 거대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시각까지 두루가지고 있는 저자에 의해 쓰여진 것이다. 무척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또한 비록 서세의 동점에 의해서 자생적인 발전의 길이 끊겼지만, 동양에서는 그이 비슷한 경제적 발전의 맹아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책도 만날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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