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코치 기적의 영어학습법
박정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기적 같은 것은 없다. 그저 꾸준히 노력하고 또 노력할 뿐이다. 모든 성공은 묵묵히 내딪는 한걸음 한걸음의 결과로 창출되는 것이다... 현혹되지 말라. 주변에서 이 길이 옳다, 저 길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감언이설에 쉽게 동요하는 사람들치고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므로 다시 한번 영어공부에 왕도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오늘 하루 꾸준히 제 갈길을 열심히 가는 것만이 가장 멀리, 가장 빨리 가는 지름길이다. 고속도록에서 몸을 비트는 차들이 묵묵히 한 차선으로만 가는 차보다 결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 차들은 더 많은 기름을 소모하면서,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황천길에 더 빨리 도착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일 뿐이다...

나는 이런 생각들을 좌우명 비슷하게 삼고 있었다. 나의 모든 생활이 고지식하긴 하지만, 특히 외국어 공부에 관한한 나의 고집은 특이했다. 학창시절 다른학과목 성적보다 영어 성적만은 비슷한 성적을 받는상 다른 사람들보다 항상 조금씩 더 잘 나왔던 것이 나의 영어공부에 대한 고집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단 한권의 교재만 선택하다. 죽어라고 사전을 들고 외워라. 사전과 자신이 선택한 교재를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도록 외워라. 가장 무식한 공부방법이 가장 훌륭한 공부방법이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공부해서 사실 상당히 높은 점수의 토플성적을 거두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 내린 순간. 나는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영어 실력에 대한 엄청난 위기를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주문하기에 실패할 줄이야!' 히스패닉계 점원이 영어수준이 떨어져서 나의 주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순간이 되었을때, 나는 그냥 '넘버 원 세트'를 외칠수 밖에 없었다. 그 후 한국인 가이드 없이 돌아다닌 미국거리에선 나는 거의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영어회화에 대해 완전히 자신감을 잃어버린 나에게, 영어는 오직 독해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고, 외국인과의 만남은 두려움 그 자체가 되었다. 영어 원서를 훌훌 읽으면서 번역가를 꿈꾸던 나의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영어회화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내가 고집해 온 사전과 문법책만으로 공부하던 영어공부방식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된 것이 그때의 미국여행이었다. 여러해가 흘렀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영어회화에 무척 서툴다. 이젠 한가지 책을 고집하지 않는다. 국내의 유명한 영어회화 책들은 서재에 가득하고, 어려운 책이 아니라 미국 초등학교 저학년용 영어책들을 구해다 공부를 하지만 영어회화란 놈은 좀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적의 영어학습법'이라는 기괴한 이름의 책이 내 주목을 끌었다. 체육학과 출신에 원래 영어를 못하던 사람이 짧은 기간 동안에 영어실력이 부쩍 늘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한 책이다. 이 책은 '학습법'에 관한 책이다. 그러니 영어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영어실력을 키웠으며, 또 독자들에게 자신이 해주고 싶은 영어 고수로서의 충고를 담은 책인 셈이다. 세상에 영어책은 많지만 영어 학습법 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실전과정을 '체계적으로' 담은 책은. 바로 그점이 나의 마음을 끌었다.

이 책은 영어에 입이 트이게 한다고 주장하는 다른 책들보다 훨씬 더 실제적이다. 이 책을 펼쳐보면 금새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무척 잘게 작은 챕터들로 나뉘어져 있다. 그 하나 하나의 챕터들이 모두 각자의 노하우를 담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이보영'씨가 화장실에서 혼자서 스피킹 연습을 하고, 아무 전화번호나 눌러서는 영어로 이야기 하곤 했다는 말을 듣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영어를 배워가면서 겪는 그런 어려움들이 한두개의 일화가 아니라, 자신이 유명한 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빠짐없이 전부 다 소개되어 있는  것이다.

나처럼 맥도날드 앞에서 눈물을 찔끔거린 적도 있고, 그보다 더한 수모도 겪고, 또 걱정했던것보다 원어민들이 자신의 발음을 더 잘 이해해주어서 날아갈듯한 기분을 느꼇던 경험들이 가식없는 짧은 문장속에 생생하게 잘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진짜 영어회화의 세계로 몸을 던져넣으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밟았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정말로 영어가 될 것 같은 자신감을 준다. 아직은 책만 읽은 상태라서 이 책의 안내대로만 가면 정말 영어의 대해로 나갈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가슴속에 느껴지는 '필'은 이제야 제대로 된 책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제껏 내가 경험한 숫한 영어회화책들이 영어문장을 담은 책들이라면, 이 책은 그 책들과 그 외의 수많은 다른 영어공부 자료들, 비디오, TV, 오디오, 인터넷 같은 새로운 무기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진짜 영어의 고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낱낱이 적어 놓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들은 하나같이 수긍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의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 책이 인도하는 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정말로 영어가 되지 않을수가 없다는 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이가 한참 들어서야,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지 오래되어서야 이제야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 좀 억울한 감이 있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영어의 바다에 깊이 몸을 담근 사람들은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만큼 노력을 했기에 그런 경지에 다다랐을 것이다. 나처럼 편하게 책만가지고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통과의례를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미루기만 했던 것이 원인일 것이다.

이제 좋은 코치를 만났다. 단어와 문법도 대략은 안다. 글도 읽을줄은 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알고 있는 영어에 관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 뿐이다. 바로 이 책이 그것에 대한 좋은 지침이 된다. 나는 이제부터 이 책과 함께 영어의 바다를 향해 떠나볼 생각이다. 어디까지 갈지, 얼마나 멀리 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좋은 코치와 함께 하는 출발은, 애당초 출발해보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번에는 제법 먼 바다로 순항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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