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 장하준의 경제 정책 매뉴얼
장하준.아일린 그레이블 지음, 이종태.황해선 옮김 / 부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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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다리 걷어차기'로 세계경제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는 장하준 교수가 아일린 그레이블과 공동으로 집필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론을 담은 책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의 화두이자, 전세계를 압박하고 있는 경제현안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일종의 대안정책집인 셈이다.

우리가 IMF 관리체제에 편입되면서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론들은 무성했지만, 사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내놓은 저서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대안에 대한 모색은 있었지만, 대안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은 사례는 드물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신자유주의측의 공세는 끈질기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강한 호소력을 갖은 것은 우리가 지금 마주치고 있는 세계화라는 국면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세계화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을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너무 강한 흡인력을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영어교육에 매진하고, 전세계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광지가 되어가는 현실. 너무 많은 유학생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은 우리가 신자유주의적인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못하게 하는 역활을 해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장하준교수는 영어로 출간되어 한국어로 번역된 이 세계화된 책을 통해 신날하게 신자유주의 이념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의 논박의 근거에 깔란 전제는 지금 세상이 세계화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기술의 발전에 의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수용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의  여러가지 이론적 전제들을 차례 차례 논박해서 무너뜨린다. 특히 요즘 중국의 발전이나 과거 한국의 발전과 같은 경험들이 동아시아적 특수성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논박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사다리 걷어차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금 신자유주의적 개방경제의  세계의 표준을 자랑하는 영국과 미국은 사실은 자신들이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동아시아적' 폐쇄정책을 취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영미경제가 요구하는 신자유주의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물론이고,  아시아적 모델은 오히려 과거의 영국과 미국이 과거에 발전기에 실재로 채택했던 모델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이 책에서 어떤 경제도 '표준모델'이라는 것이 있을수 없다는 점을 통쾌하게 설파한다. 모든 경제는 자신들의 특수한 사정에 맞추어 그때의 자국경제의 내부와 외부의 상황에 맞도록 특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동일시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순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지만, 그에 대한 심정적인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논리적 대안이 부족하던 현실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무척 감명적일 수 밖에 없다. 경제학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일반인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이 쉽게 쓰인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대안을 찾아 내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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