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고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
제롬 들라포스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손에 잡는 순간부터 책의 끝을 읽을때까지 멈추기가 너무 힘든 책이었다. 삶이 지루했던 것일까. 이 책이 가진 매력이 너무 강력했던 것일까. 나는 520페이지의 분량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을 천천히 탐독했었다.

완벽한 기억상실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는 책이다. 바로 그 과정에서 겪는 모험과 풍부한 추리가 읽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힘인 것 같다. 이 책은 우리들을 여러가지 세상으로 초대한다. 북극의 동토에서부터, 로마의 고색창연한 건물들, 프랑스의 생생한 현장, 그리고 이집트.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광활한 스케일은 무대의 장면만이 아니다. 이 책의 내용은 오랜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긴 시간을 바탕으로 이어져온 인간들의 집념과 고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서 배경처럼 펼쳐지는 이 땅의 아픔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다. 세상에는 아픔들이... 그렇다. 너무 많은 아픔들이 있다. 이 책은 아픔에 관한 전직 르포작가의 고발이자, 그 아픔으로 소재로 해서 엮은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찾아낸 자신을 둘러싼 삶에 대한 진실들이 그를 아프게 한다. 어릴적부터 큰 아픔을 겪었던 그이기에 아픔을 치유하려 극한의 고통을 견디어 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그 아픔을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풀어가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 세상에는 아픔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아픔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 아픔으로 인한 고통에 절규하는 사람. 아픔으로 인한 고통을 벗어나 용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태연하게 살아가는 오늘날의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 책은 우리들의 눈앞에 그런 현실을 너무나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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