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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사이언스 - 과학선생 몰리의 살짝 위험한 아프리카 여행
조수영 지음 / 효형출판 / 2008년 4월
평점 :
오래토록 기다리던 좋은 책을 만났다. 나는 지구성의 모든 구석구석에 관해 목이 마를만큼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만 유독 지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특히 반가워한다. 때마침 중남미와 중앙아프리카에 대한 책들은 붐을 타고 쏫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대한 책을 만나는 것은 좀처럼 힘든 일이었다.
사실 아프리카에 관한 책이 우리나라에 없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의 전설과 미술에 관한 책들. 아프리카를 여행한 용감한 사람들의 무용담. 아프리카에서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는 남아프리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나왔다. 그러나 그런 책들은 아프리카를 보여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아프리카에 관한 지엽적인 정보들의 나열일 뿐이었다. 내가 알고 싶은 것. 즉 생생하게 살아있는 진짜 아프리카에 관한 책은 생각보다 드물었다.
이 책은 여행에 삶을 걸다시피 한 여자 과학선생님의 아프리카에 대한 기록이다. 다른 사람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기행문과는 무언가 다르다. 이미 세상의 많은 곳을 다녔기에 쓸데없는 감탄사를 늘어놓지도 않는다. 선입견이나 감상을 가지고 아프리카를 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아프리카라는 곳을 만나고 그곳의 사람들을 경험한 이야기를 차분히 설명한다. 그런데 그 설명이 무척 진솔하고 설득력이 있다. 역시 선생님의 글은 다른 이들의 글과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여자라는 점도 글을 상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느라고 잘 놓치기 쉽지만 이 책을 이끌어가는 글솜씨는 대단한다. 멋을 부리지 않고 술술 읽히는 글을 쓰기란 사실 무척 어려운 법이다. 저자의 글들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 이유가 실감이 난다. 또 이 책에는 다양한 사진자료들이 많다. 사진으로 가득한 책에 글을 실을 공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서 글들이 사진 위에 놓여져 있는 독특한 모양의 책이 되었다. 책의 구석구석이 알뜰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앞에서 이야기한 장점들 외에도 이 책의 장점은 또 있다. 이 책은 각 꼭지의 끝부분에 자신이 보고 들은 현상에 관한 과학적인 해석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아프리카의 동부에는 호수들이 많은 것인지, 왜 캐냐인들은 달리기를 잘 하는 것인지. 기린은 왜 서서 잠을 자는지를 잘 이해할수 있게된다. 또 저자는 아프리카의 민속과 역사에 대한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용감하게 검은 대륙을 다녀왔노라고 호언을 하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책을 덮고 나면 아프리카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