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아니 누구에게나 스무살이라는 시기는 약간씩은 달라보 비슷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무엇에 대한 한없는 갈망과 언제까지나 낡지 않을 것 처럼 생각되었던 무한한 자유.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하여 뛰고 부딪히고 나름 힘들어하며 또 감격하던 시기들...

이제 그 스무살은 어께 너머로 지나가 버렸다. 김광석이 즐겨부르던 노래처럼 서른 즈음은 하루하루 담배연기 처럼 우리들의 곁을 스쳐지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마흔. 스무살은 어제 같이 생생한 추억이면서 동시에 다시는 되돌릴수 없는 아득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많은 것을 꿈꾸던 삶을 살았었다. 주인공이 보물처럼 간직하던 음반들처럼 나에게도 보물처럼 간직하던 수많은 소중한 것들이 있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 희망과 어떤 난관을 뚫고도 해쳐나갈것 같았던 저 푸른 삶에 대한 꿈들. 그리고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낡아가는 것을 보았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꿈이 사라지는 것을 쳐다보는 것. 또 하루분량의 삶을 흘려보내면서 또 하루만큼의 희망을 삭여없애는 것. 패자부활전을 꿈꿔보기도 하지만, 삶에서의 승부는 차이가 날지라도, 내 가슴속에 정말 강하게 자리잡은 그 강한 삶은 되돌릴수가 없다. 영원히.

길게 기른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아무렇게나 입은 바지에 두손을 찌르고, 아직도 대학로나 그 비슷한 골목 어디를 어슬릉거리며, 하늘을 쳐다보며 니힐한 웃음을 짓고 살아가는 그런 날들. 다시는 되돌아 올수 없는 그 아스라한 추억들... 그 젊음의 슬픈 추억에 대한 애특함이 살아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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