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미학 - 진동선의 사진 천천히 읽기
진동선 지음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나도 카메라 하나를 장만했다. 제법 큰 돈이 들어간 DSRL이다. 물론 전문가급은 아니다. 수백에 달하는 귀티 나는 카메라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제법 소중한 재산목록이 되었다. 그런데 한동안 열심히 들고 다니던 그 카메라를 요즘은 방구석에 처박아 놓고 먼지가 쌓이게 하고 있다. 물론 카메라와 사진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언가 자신을 표현하고 싶고, 자신의 삶에 만족을 주고 싶은 사람에게 카메라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다루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단순한 가족 사진 이상을 찍으려는 사람에게 사진이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진열풍이 불고 있다.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나만은 아닌 것이다. 서점에는 사진 잘 찍는 방법에 대한 책들이 가득히 쌓여있다. 물론 나도 그런 책들 십수권은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몇 번씩 거듭해서 읽기도 했다. 그에 곁들여서 잘 찍은 사진들이 가득한 사진잡지도 틈만 나면 들여다본다. 인터넷에서도 좋은 사진을 대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본다. 그러나 나는 모른다. 어떻게 해야 나도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좌절하고 그래서 카메라에 먼지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한 책들은 사실 많다. 기본적인 사용법을 떠나서도, 렌즈에 대한 책, 구조에 대한 책, 빛과 노출에 대한 책. 인물사진의 포즈에 관한 각각의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또 유명한 사진작가들의 생애와 유명한 사진 그룹들의 역사에 관한 책들, 평전들도 상당수가 나와 있다. 사진기를 들고 세상 각국의 풍물들을 찍은 멋진 사진 책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정작 내가 갈구하는 것. 잘 찍은 사진들 중 어떤 사진이 정말 좋은 사진인가에 대한 책을 만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을 만났다. 바로 이 책 ‘한장의 사진미학’이다. 사실 책 표지가 검은 색이어서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다. 책안에도 사진보다는 글이 많아서 어려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미학이라는 ‘미학’이라는 글자도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책은 역시 읽어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인가보다. 이 책은 생각보다 무척 쉽게 쓰인 책이다. 그리고 몇 페이지 간격으로 챕터가 분리되어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사진미학의 여러 가지 분야에 관해 쉽고 간략하게 설명을 한다.

내가 찾던 것은 바로 이런 책이었다.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이 아니라, 꼭 같이 잘 찍은 사진들 중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며, 왜 다른 사진들보다 몇몇 사진들이 더 감동을 주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사진의 기본 테크닉도 연마하지 못한 초보이지만, 그래도 좋은 사진에 대한 갈증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사진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이 책을 통해서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 좋은 사진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다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바탕으로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갈 힘을 얻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이토록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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