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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行大義 -上 ㅣ 대유학술총서 1
김수길.윤상철 옮김 / 대유학당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동양사람 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동양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학창시절에 배운 동양의 역사 역시도 서양의 역사에 비해서 비중이 작았던 것 같았습니다. 사회에 나오고 난후 여러 가지 계기로 접하게 된 문화적인 것들도 역시 서양의 것들이 동양의 것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서구화되었고, 우리가 발전모델로 삼았던 것이 서구식 경제모델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구적 사고와 문화에 더 빨리 적응하여야 했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서양의 문화에 빠져들었던 것 아닐까요.
그러나 이제 동양의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는 이제는 동양의 시대라는 말들을 사실 오래전부터 들어왔었다. 이제 서양의 정신적 가치는 그 생명력이 다해서, 새로이 동양 정신에서 이 시대의 황폐한 정신문화를 극복할 지혜를 빌려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동양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의 목소리는 서양으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양문화만을 쫒아가는 우리들 속에서는 별로 공감하지 못한 공허한 외침을 한번 두 번... 그리고 이젠 우리들 속에서도 동양학자나, 유별나게 동양적 가치에 집착하던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동양적 가치를 새로이 생각하는 공감대가 번져가고 있다.
오행대의. 그 옛날에 당시까지의 오행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을 집대성해서 펼쳐낸 이 채이 이제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도록 멋진 양장본으로 펼쳐져 나온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일 것이다. 우리들 속에도 동양에 대한 관심이 넘쳐 오르기 시작하여, 이제는 서점가에도 한국사나 동양의 역사에 관한 책들이 전에 비해서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양의 사상에 관한 책들은 아직 그다지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중국의 고전사상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중국 저자들에 의해 그런 작업이 출간되어 나온 것이 번역되어 나오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으로 동양사상의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일고 있는 과거중국 사상에 대한 재평가의 움직임은 자칫 중국의 국수주의적인 움직임으로 바뀔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경제력과 자신들의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맹주는 물론 장차 팍스 시니카를 노리는 새로운 야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몹시 불편하게 하는 동북공정이라는 것도 바로 중국의 그런 움직임의 일부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욱 동양사상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중국에서 탄생했던 한국에서 탄생한 것이든 동양사상은 그 사상을 공유하는 아시아 각국의 공동적인 유산이지 중국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들의 역사를 복권하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역사와 문화 속에 녹아있는 중국에서 발생했지만 우리가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든 문화는 우리들 역시 연구하고 우리들의 것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문화가 그리스와 로마에서 출발했지만, 유럽전체와 나아가서는 미국과 호주의 문화이기도 한 것과 마찬가지 논리로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 오행대의가 일부 전문가용이 아니라 대중을 겨냥하여 출간된 것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우리들의 문화를 한반도라는 좁은 공간만이 아니라 아시아적인 관점에서 새로이 정립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