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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진실 - 유전공학이 풀어낸 생명의 암호
정연보 지음 / 김영사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DNA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니 DNA 자체는 의식이 없습니다. DNA는 건물을 짓기 위해 사람이 그리는 청사진과 같습니다. 청사진은 의식이 없지요. 그러나 그 청사진은 위대한 건물을 위한 비밀들을 담고 있습니다. DNA는 생물의 청사진입니다. 굉장한 보안으로 무장한 엄청난 부를 담고 있는 은행에 침입해 부를 탈취하려는 지능형 강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건물의 청사진일 것입니다. 물론 모든 보안장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하겠지요. 인간에게 그리고 다른 생물에게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DNA일 것입니다. 생명의 비밀을 담고 있다고 말하면 어렵고 신비적으로 들리겠지만, 생명이라는 건물의 설계도와 작동 원리, 특성을 담고 있는 코드의 조합이라고 말하면 무척 쉽고 설득력 있게 들릴 것입니다. 이 책도 바로 생명이라는 것의 비밀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DNA라는 청사진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택함으로써 자연히 이 책에는 흥미로운 소재들이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유전자 감식같은 흔한 소재에서부터, 요즘 유행하는 유전자 인류학에 관한 쉬운 이야기까지 DNA 라는 것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흥미롭고 비전문적인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들이 저절로 DNA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짜여진 무척 재미있고 잘 설계된 DNA의 비밀을 담고 있는 청사진 같은 책입니다. DNA에 관한 DNA 같은 책이라고 할까요?